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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와 통일교 간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구속됐다. 교단 수장이 구속된 것은 통일교 특별검사 수사 역사상 처음으로, 정치-종교 유착 의혹 수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새벽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횡령·증거인멸교사 등 4가지 혐의를 받는 한 총재에 대해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날 오후 1시30분부터 5시간 넘게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한 총재는 결과를 기다리던 서울구치소에서 곧바로 수용됐다.
반면 함께 심리를 받은 정모 전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공범임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특검에 따르면 한 총재는 2022년 1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교단 현안을 청탁하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4∼7월에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매개로 김건희 여사에게 8000만원대 목걸이와 샤넬백을 전달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교단 자금을 유용한 혐의(업무상 횡령), 권 의원이 전달한 미국 원정도박 수사 정보를 근거로 측근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 역시 적용됐다.
재판부는 영장 심사에서 특검이 제출한 220쪽 분량의 PPT와 420쪽 의견서를 검토했다. 특검은 “한 총재가 세 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하다 권 의원 구속 직전에야 출석했고, 핵심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불구속 수사 시 증거 인멸 위험이 크다고 주장했다.
한 총재 측은 변호인단 14명을 동원해 “정치에 관여한 사실이 없으며, 금품 전달 지시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특히 공여자인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만으로 구속을 결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최후 진술에서도 “나는 한국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주며 구속을 결정했다. 법원 인근에는 통일교 신도 100여명이 몰려와 “사랑한다”를 외치며 총재를 지지하기도 했다.
특검, 수사 확대…11만명 입당 의혹 주목
한 총재 구속으로 특검은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검은 통일교가 권 의원을 당 대표로 만들기 위해 교인 11만~12만명을 국민의힘에 집단 입당시켰다는 의혹을 집중 조사 중이다. 실제로 최근 국민의힘 데이터베이스 관리업체 압수수색에서 교인 추정 명단을 확보한 상태다. 정당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가 관건이다.
또 △2022년 2∼3월 한 총재가 권 의원에게 현금 쇼핑백을 건넸다는 의혹 △통일교 자금이 대선 정치자금으로 흘러갔다는 정황도 수사 대상이다. 한 총재는 “쇼핑백은 세뱃돈 100만원”이라고 진술했으나 권 의원은 “넥타이가 들어 있었다”고 진술해 진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통일교는 한 총재 구속 직후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진행될 수사와 재판 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을 규명하고 신뢰를 회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께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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