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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부터 2024년까지 부과되지 못한 합성니코틴 전자담배 세금 규모가 3조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 가운데 국회가 9년간 미뤄온 규제 입법에 착수했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는 전날 합성니코틴을 담배로 규정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주요 원료로 사용돼 온 합성니코틴을 제도권 규제 틀 안에 포함하는 첫 단계다.
개정안의 핵심은 담배의 정의를 기존 연초의 잎에서 연초 또는 니코틴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그동안 합성니코틴은 담배사업법상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세금이 부과되지 않았고 제조·유통·판매 과정에서도 규제를 적용받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개정으로 합성니코틴이 담배로 인정되면 기존 담배와 동일한 과세·규제를 받게 된다.
또 세수 누락 문제는 입법 추진의 주요 배경이 됐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기재부·관세청·식품의약품안전처·전자담배협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2024년 8월까지 합성니코틴 전자담배에서 거둬들이지 못한 제세부담금은 3조3895억 원에 달했다. 이에 기재부는 이번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연간 약 9300억 원의 세수가 새로 확보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보건 당국의 유해성 조사 결과도 입법 논의에 힘을 실었다. 보건복지부는 합성니코틴 원액에 포함된 69개 항목을 분석한 결과, 연초 니코틴 대비 1.9배 많은 발암성과 생식독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결국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에 방치돼 온 합성니코틴이 단순한 대체재가 아니라 잠재적 위해 물질이라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한편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전자담배 소매점 간 일정 거리를 두도록 한 거리 제한 규정은 적용 시점이 2년 유예된다. 이는 업계 반발을 완화하고 제도의 연착륙을 도모하는 조치다.
이와 관련해 국회 관계자는 “법안 취지가 규제 사각지대 해소에 있는 만큼 영세 자영업자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합성니코틴 규제 논의는 2016년 처음 제기됐지만 업계 반발과 법적 정의의 모호성으로 번번이 좌초됐다. 그러나 9년 동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논의는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 연구 용역에서 유해성이 입증되면서 다시 속도를 냈고 이번 소위를 통과하며 입법화 절차가 본격화됐다.
앞으로 개정안은 기재위 전체회의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만약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합성니코틴은 담배로 법적 지위를 갖게 되며 제조·유통·판매 전 과정에서 기존 담배와 동일한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
다만 합성니코틴 외에도 다양한 유사 니코틴이 시장에 유통되고 있으나 이번 개정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회와 정부는 위해성 평가를 거쳐 후속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결국 9년 만에 첫발을 뗀 합성니코틴 규제 입법은 유해성 관리와 세수 보완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가는 출발점이 됐다. 본회의 최종 의결 여부가 향후 전자담배 산업 전반의 질서를 재편할 분수령으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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