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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판결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오는 30일 긴급 현안 청문회를 연다. 국회가 현직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법사위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관련 긴급 현안 청문회’ 실시계획서와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하며 회의장을 퇴장했으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찬성으로 안건은 가결됐다.
이번 청문회의 직접적 배경은 2020년 대법원의 판결이다. 당시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 친형 강제 입원 관련 발언으로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항소심에서는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후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확정되며 사건은 종결됐지만 판결 과정과 배경을 둘러싼 의문은 남았다. 특히 판결 직전 조희대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접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확대됐다.
법사위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해 오경미·이흥구·이숙연·박영재 대법관 등 대법원 주요 인사들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오민석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사건을 담당한 지귀연 판사도 명단에 포함됐다.
이외에도 김주옥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노행남 부산지법 동부지원 부장판사, 한인섭 변호사, 정규재 언론인, 김선택 교수 등은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현직 대법원장이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불려 나오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판결 절차와 배경을 집중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영교 의원은 “대법원이 단 하루 만에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며 경위 확인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성윤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부인하더라도 국회에서 직접 질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도 “대법원판결이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국회가 사실관계를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나경원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직 대법원장을 증인석에 세우는 것은 사법부 독립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것”이라며 “청문회를 빙자한 사법 파괴 시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청문회 불참 방침을 유지하며 여야 간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청문회는 단순한 현안 보고를 넘어 대법원판결의 경위를 국회가 직접 확인하는 절차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이재명 사건 파기환송 판결이 정치적 분수령이 된 만큼 증인들의 진술 내용과 청문회 과정은 향후 사법부와 정치권의 관계 설정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회는 청문회를 통해 사실관계 확인에 집중한다는 방침이지만 여야 간 공방이 불가피해 정치적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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