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총재 구속…日 언론 “韓 정치권·교단 유착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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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 “한국서 긴급 구속” 속보
아사히 “정치자금법 위반 핵심”
“교단 약화 불가피, 해체 난망”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23 10:50:12

▲ 마이니치신문은 23일 오전 온라인에 한학자 통일교 총재 구속 소식을 홈페이지 가장 톱 기사로 올렸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구 통일교) 한학자 총재가 23일 구속됐다. 이번 사건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맞물려 한국 정치권에 파장을 미칠 뿐 아니라, 오랜 기간 일본 사회에서도 논란을 불러온 구 통일교 문제를 다시금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앞서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피살 사건은 일본 사회에서 구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거센 논란을 촉발한 바 있다.

23일 일본 주요 언론들도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NHK는 “구 통일교를 이끄는 한학자 총재가 한국에서 구속됐다”며 긴급 속보로 전했고, 아사히신문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특검에 출두한 끝에 결국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 역시 “총재 부재가 교단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하며, 교단의 재정 기반이 여전히 탄탄해 쉽게 해체되기는 어렵다는 전문가 견해를 전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영장심사에서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특검은 즉시 한 총재의 신병을 확보했다.

특검에 따르면 한 총재는 윤석열 전 대통령 측근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측에 조직표와 자금 지원을 약속하고 1억 원을 건넨 혐의가 적용됐다. 교단 전 간부 윤영호 씨와 공모해 윤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에게 고급 가방과 목걸이 등을 제공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 부분은 김 여사 관련 특검 수사와도 맞물리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 총재는 조사 과정에서 줄곧 혐의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특검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 정국과 구 통일교의 연결고리가 다시 드러난 사건”이라고 평가하며, 이번 구속이 일본 내 교세와 정치권에도 일정한 파장을 미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 보수 논조 산케이신문에서도 홈페이지 톱 기사에 한학자 총재 구속 소식을 올렸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피살 사건은 구 통일교 관련 논란을 본격적으로 촉발한 계기였다. 범인이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을 헌납해 가정이 파탄났다”는 원한을 범행 동기로 진술하면서, 종교단체의 과도한 헌금과 정치권 유착 문제가 일거에 국민적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이후 일본 언론은 아베 전 총리를 비롯한 자민당 정치인들이 수십 년간 통일교와 긴밀히 관계를 맺어온 정황을 잇달아 보도했다.

당시 일본 언론은 선거 지원, 신도 동원, 조직적 표 결집 등 교단의 정치적 영향력 행사 의혹을 구체적으로 지적했고, 여론은 거세게 반발했다. 기시다 후미오 정권은 비판 여론에 밀려 자민당 의원들에게 통일교와의 관계 단절을 지시했으며, 정부는 종교법인법에 근거해 교단 해산 명령 청구를 검토하는 등 강경한 대응에 나섰다.

교단은 “자발적 헌금”이라며 책임을 부인했지만, 피해자들의 집단 소송이 이어지고 신도 가족들의 파탄 사례가 연이어 공개되면서 일본 내 사회적 신뢰는 급격히 무너졌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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