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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1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세 번째 피의자 조사에서도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특검은 23일 김 여사를 다시 불러 네 번째 조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김 여사는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외부 의료진의 대면 진료를 받은 뒤 오후 1시16분쯤 호송차를 타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변호인 접견을 마친 그는 오후 2시12분부터 조사를 시작했으나, 준비된 100여 쪽 분량의 질문에 대부분 답변을 거부했다. 조사는 오후 5시 30분쯤 종료됐고, 이어진 조서 열람까지 포함해 약 5시간 만에 구치소로 돌아갔다. 실제 조사 시간은 3시간18분에 그쳤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서 통일교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 관련 청탁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전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의 명품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 선물을 건네며 사업 지원과 언론 인수 등 현안을 청탁했다는 혐의가 핵심이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김 여사가 윤 전 본부장과의 통화에서 “고맙다”는 말을 한 사실을 제시하며 대선 과정 지원에 대한 대가성 여부를 의심하고 있다.
김 여사는 앞선 조사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진술을 거부했으며, 일부 질문에는 “기억나지 않는다”, “잘 모른다”는 취지만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관계자는 “100여 쪽 질문지를 모두 소화하긴 어려웠다”며 “주말에 다시 불러 조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6일 첫 소환 조사 이후 구속영장이 청구돼 수감됐으며, 19일 법원이 구속 기간을 31일까지 연장함에 따라 특검은 이 안에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특검은 김 여사에게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정치자금법 위반(공천 개입),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통일교 청탁) 등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한편, 특검은 동시에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오전 웰바이오텍과 관련 자회사, 피의자 주거지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으며, 김 여사 측근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참고인으로 재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측이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을 ‘무리한 수사’라며 검찰 고발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정당한 영장 집행에 대한 방해”라며 “법적 대응도 고려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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