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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장동혁·김문수 후보가 결선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안철수·조경태 후보까지 가세한 4인의 막판 표심 잡기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신임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당 대표 선거는 당원 투표 80%와 국민 여론조사 20%를 합산해 과반 득표자를 가려내며, 과반자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 간 결선을 거쳐 26일 최종 선출된다. 이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고위원 임기 개시일을 당 대표와 동일한 26일로 맞추기로 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대표가 부재하면 최고위 운영이 어려운 만큼 임기를 동시에 시작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전날까지 진행된 당원 선거인단 투표율은 37.5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특검의 중앙당사 압수수색 시도가 지지층 결집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다만 사흘간 치러졌던 이전 전당대회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의 압수수색을 저지해냈다. 우리가 이겼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3일 김건희 특별검사팀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했을 때부터 농성을 이어온 만큼, 강경 투쟁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강성 지지층 결집에 힘을 쏟았다. 김 후보는 “검찰·특검의 정치공작을 막아내는 게 진짜 보수의 역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동혁 후보는 국회 본회의장을 찾아 필리버스터에 나선 의원들을 일일이 격려하며 ‘당내 스킨십 행보’에 나섰다.
그는 의원들과 악수하며 “국회 안팎에서 우리가 뭉쳐야 한다”고 당부했고,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정권 재창출의 길은 내부 단합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후보 측 관계자는 “본회의장에서 보여준 장 후보의 모습은 ‘원내 경험이 있는 친화력’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후보는 전통적 보수 지지 기반인 대구를 찾았다. 새벽에는 달성공원 인근 전통시장을 돌며 상인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봉덕신시장을 찾아 “경제와 민생을 지키는 국민의힘을 만들겠다”고 호소했다. 오후 4시부터는 동대구역 광장에서 퇴근길 시민들과 직접 악수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 보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경태 후보는 서울을 무대로 중도·청년 표심에 집중했다. 그는 마포구·송파구·강남구 등 당원협의회를 연이어 돌며 청년 당원들과 간담회를 열었고,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배현진·고동진 의원 사무실, 함운경 마포구을 당협위원장 사무실을 찾아 세 결집에 나섰다.
조 후보는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직전 대선 후보를 지낸 저와 김문수 후보가 최종 결선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관련 여론조사 결과,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는 후보 간 뚜렷한 우세 주자가 없는 혼전 양상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4곳(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이 지난 18~20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 193명만을 따로 분석했을 때 장동혁 후보가 33%로 선두를 차지했다.
김문수 후보가 30%로 뒤를 바짝 쫓았다. 양 후보가 불과 3%포인트 차이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반면 안철수 후보(8%)와 조경태 후보(7%)는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렀다.
전체 응답자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양상이 달랐다. ‘당대표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서 조경태 후보가 20%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의외의 선두를 차지했다. 김문수 후보가 14%로 2위를, 안철수·장동혁 후보가 나란히 11%를 얻으며 공동 3위로 집계됐다. 응답자 3명 중 1명꼴인 33%는 ‘적합한 후보가 없다’고 답해, 뚜렷한 대세 후보가 부재하다는 점을 드러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특정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지지층 성향과 정치적 배경에 따라 판세가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보수층에선 김문수·장동혁 후보 간 경합이 치열하지만, 중도층에서는 조경태 후보가 존재감을 보이는 등 결선투표로 갈 경우 판세 변동 폭이 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8월 18~20일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 방식은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이며, 응답률은 14.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전당대회 직후 분당 가능성을 둘러싼 전망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김건희 라인과 가까운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승리하면 국민의힘 내부 분당은 불가피하다”며 “전당대회 직후, 내년 지방선거 이전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건전한 보수 세력이 신당을 창당해야 정치 발전이 가능하다”며 신당 창당 필요성까지 언급했다.
다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분당 가능성을 일축하며 ‘정권 재창출을 위한 단합’을 강조하고 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분열이 아니라 화합의 장이 돼야 한다”며 “선출되는 대표가 누구든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단결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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