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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퍼 강지만이 ‘공이 안 맞을 때 꺼내보는 골프책’(신사우동 호랑이)을 출간했다.
책은 강지만이 투어에서 뛰었던 경험과 은퇴 후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얻은 지식과 교훈을 모은 것으로 프로 데뷔 전부터 20년 넘게 써온 운동일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처음에는 운동일지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짜는 게 가능할까 싶었는데 문장을 보태고 레퍼런스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놀랍게도 책 한 권이 완성됐다고 한다.
이번 책은 ‘글로써 골프의 원리를 깨우치고, 사진으로 힐링한다’는 콘셉트로 박태성 골프 전문 사진기자가 87점의 사진과 해설을 곁들였고 오상민 골프 전문기자 출신 칼럼니스트가 출판기획을 맡아 진행했다.
뇌과학을 관통하는 골프 이론에 중점
책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골프의 뇌과학’이라는 부제가 말하듯 ‘루틴이라는 착각’ ‘전동카트의 불편한 진실’ ‘연습장 타석과 연습 효율성의 상관관계’ ‘연습량의 함정’ ‘노력과 보상의 저울’ ‘라운드 후 복기의 기적’ ‘명시적 학습의 폐해’ 등 뇌과학을 관통하는 골프 이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내는 것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는 강지만은 “책 한 권을 내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지 몰랐다. 세 사람의 생각이 모두 달라서 원고를 완성하고도 여러 차례 수정을 반복했다. 책을 받아 드는 날까지 ‘진짜 나오는 건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며 출간의 기쁨보다 안도감이 더 컸다고 고백했다.
강지만은 2006년 신한동해오픈에서 마이클 캠벨(뉴질랜드)과 최경주를 따돌리고 정상에 올라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돌풍을 일으켰다. 같은 해 한국오픈과 삼성베네스트오픈에서는 준우승하며 골프선수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2015년부터는 4년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 출전했으며 은퇴 후에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골프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프로골퍼와 아마추어를 지도하고 있다.
이번 책도 골프아카데미가 계기가 됐다.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어떤 사람은 연습량에 비해 실력이 빠르게 향상되는데 어떤 사람은 연습을 많이 해도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서 책을 쓰게 됐다.”
실력이 잘 늘지 않는 사람은 재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쉽게 포기하곤 한다. 하지만 그는 재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한다.
“프로골퍼도 타고난 재능으로 공을 치는 것이 아니다. 재능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열망이 있어야 하고 좋은 습관이 몸에 배어야 하며 좋은 습관을 지속해서 실행할 수 있는 체력과 성실성도 있어야 한다.”
프로 캐디를 경험하라
그는 골프에 있어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캐디라고 강조한다.
“대부분은 공이 안 맞으면 레슨을 통해 스윙을 고친다. 하지만 스윙을 고쳐도 실력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프로 캐디를 경험하는 것이 좋다.”
그에 의하면 골프장 캐디는 골프 실력을 키우는 데 사실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골프장 캐디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그들은 4명이나 되는 골퍼의 골프채를 챙겨주고 전동카트를 운전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에 필드에서 선수의 착오를 교정해 줄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에 프로 캐디는 단 한 선수의 백을 어깨에 메고 필드를 걸으면서 필드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과 마주하게 된다.
“프로 캐디는 동반 플레이어로서 거리를 계산하고 페어웨이와 그린의 굴곡을 살피고 위험지역을 피해 공이 떨어질 위치를 예상하고 선수의 심리와 호흡까지도 신경 쓴다. 골프의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해서 골프 실력을 능동적으로 키울 수 있는 게 프로 캐디다.”
그렇게 성장한 골퍼는 경기 중에 주관적 신념에 사로잡혀 경기를 망치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이번 책에서 강지만은 연습량에 관해서도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연습을 많이 하지 않고 골프를 잘할 방법은 없다. 연습량과 실력 향상은 비례한다. 연습을 많이 할수록 실력이 좋아진다.”
그런데 연습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고 한다.
“첫 번째, 목적과 방향에 맞는 정확한 연습이어야 한다. 목적이 명확하지 않고 방향이 어긋나 있다면 중간에 도태되거나 먼 길로 돌고 돌아서 목적지에 다다른다. 두 번째는 노력에 맞는 보상이다. 노력한 만큼 보상이 따르지 않으면 열망을 충전하지 못하고, 노력에 비해 보상이 과하면 목표 의식이 흐릿해진다.”
즉 노력에 걸맞은 보상이 주어질 때 양질의 열망을 충전할 수 있고, 최고의 경기력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뜻한 대로 결과가 나오면 평소 먹고 싶었던 음식을 먹거나 사고 싶었던 물건을 사고, 하고 싶었던 일을 하라고 권한다.
“우리나라 지도자들은 열망과 투지는 쥐어짜듯이 강요하면서 보상에는 인색한 면이 있다. 그러면 열망 에너지가 고갈돼 선수가 빨리 지치게 된다. 주니어 시절에는 펄펄 날다가 프로에서 꼬꾸라지는 선수, 한참 전성기를 누릴 나이에 은퇴를 해버리는 선수의 경우 보상 원리를 무시한 경우가 많다.”
그는 노력과 보상의 양팔 저울이 수평을 이룰 때 가장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나에게 보상하고 탄력 있는 몸을 만들라
강지만은 선수 시절 비거리가 상당했다. 이번 책에서 그는 비거리 내는 비결도 소개하고 있다.
“거리를 내려면 ‘질량×속도’라는 물리적인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게 꼭 들어맞는 공식은 아니다. 마른 몸으로 상당한 장타를 치는 사람도 있고, 건장한 체격으로도 좀처럼 거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건장한 이가 거리를 못 내는 것은 몸의 힘을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스윙에 필요한 근육이 발달하면 스윙을 바꾸지 않아도 비거리가 좋아진다. 그러려면 먼저 탄력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건장한 체격이라도 몸에 탄력이 없으면 스윙이 뻣뻣해지기 마련이다. 평소 요가나 필라테스를 통해 신체의 탄력성과 유연성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그는 현재 시니어 투어 준비로 분주하다. 앞으로 국내 투어와 일본 투어를 병행할 생각이다.
“전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면서 영리하게 훈련할 계획이다. 그래서 내 이론이 옳다는 것을 직접 입증해 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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