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건국전쟁2’ 김덕영 감독, “왜곡된 해방전후사에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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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사건·제주 4·3 왜곡된 역사 담론 정면 비판한 ‘건국전쟁2’
차기작 주제는 ‘민주화운동의 본질’…“기록과 싸움 계속할 것”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23 09:42:02

▲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CGV 영화관에서 자유민주연구원(원장 유동열) 가 주최한 건국전쟁2 영화관람행사가 열린 가운데, 해당 영화를 직접 연출한 김덕영 감독이 스카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장혜원기자 ©스카이데일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의 후속작이자, 다큐스토리 대표로 ‘김일성의 아이들’(2020)을 연출했던 김덕영 감독이 다시 카메라를 들었다. 그가 메가폰을 잡은 ‘건국전쟁2: 프리덤 파이터’는 지난 10일 개봉해 해방 직후부터 한국전쟁 발발 이전까지의 해방전후사를 조명했다. 특히 여순사건과 제주 4·3 사건을 둘러싼 기존의 역사 해석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국가 수립 과정에서 왜곡되거나 미화된 담론을 비판적으로 다뤘다.

김 감독은 이승만 전 대통령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부제를 ‘인간 이승만’으로 정하고 그의 개인적 신앙과 세계관, 인간적 면모까지 탐구했다. 그러나 개봉 직후 상영 시간 제한과 지하철 광고 철거 논란이 불거지며 표현의 자유 침해 논쟁까지 이어졌다.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CGV 영화관에서 자유민주연구원 주최 관람행사에서 스카이데일리를 만난 김 감독은 개봉 2주차 영화 상영의 어려움 부터 털어놨다. 그는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위축됐다”고 비판하는 동시에, 차기작 ‘건국전쟁3’의 주제를 “한국 민주화운동의 본질”이라고 예고했다.

김 감독은1980년대 대학 시절을 직접 겪은 세대로서 “순수하게 민주화를 위해 싸운 이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세력도 있었다”며 “진정한 민주화란 무엇이고, 그 반대 세력은 누구였는지를 반드시 짚겠다”고 스카이데일리에 역설했다.

▲ 제주 4.3 사건의 초기 강경진압작전에 책임이 있는 인물로 부하들에 의해 암살당 박진경 대령을 주제로 한 영화 포스터.

-영화 <건국전쟁2> 상영 논란이 뜨겁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나.

“영화가 개봉한 지 일주일도 안 돼서 저녁 6시 이후 상영관에서 모두 사라졌다. 직장인이나 젊은 세대가 관람할 수 있는 황금시간대인데, 이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다.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는 심각한 문제다. 대한민국 헌법 제22조에도 창작의 자유가 명시돼 있는데, 왜 내 영화만 제한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극장 상영 외에도 지하철 광고 철거 논란이 있었다.

“멀쩡히 광고비를 내고 집행 중이던 <건국전쟁2> 광고판이 철거 명령을 받은 적도 있다. 예술가의 표현을 행정적으로 제한하는 행위인데,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조치다. 다행히 영화를 본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해 상영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들이 이 영화를 지켜주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다.”

-<건국전쟁2>가 담고자 한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

“해방 정국과 여순사건, 제주 4·3 등 현대사의 비극을 둘러싼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는 데 목적이 있다. 좌익 세력이 벌인 무장 반란을 마치 ‘의로운 민중항쟁’으로 미화한 담론을 해체하고 싶었다. 국가를 지키려 했던 이승만 대통령과 박진경 대령 같은 인물이 어떻게 수십 년 동안 악마화됐는지, 그 왜곡을 밝히는 것이 영화의 핵심이다.”

-박진경 대령을 조명한 이유는 무엇인가.

“많은 국민들이 박진경 대령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다. 그러나 그는 나라를 위해 싸우다 부하의 총탄에 쓰러진 군인이었다. 그런데도 수십 년간 ‘학살 주범’으로 몰렸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명예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역사를 어떻게 기록해왔는가의 문제다. 이번 영화는 박 대령을 통해 ‘역사적 올바름’을 바로 세우려는 시도다.”

-젊은 층의 반응은 어떠한가.

“2030세대가 가장 크게 반응하고 있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사실들을 스크린에서 접하고 충격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 단순히 영화가 아니라 ‘숨겨진 기록’을 본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가 역사를 새롭게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차기작 <건국전쟁3>는 어떤 이야기를 다룰 계획인가.

“주제는 한국의 민주화운동이다. 나는 1980년대 대학 시절을 직접 겪었다. 순수하게 나라를 위해 민주화운동을 했던 이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세력도 분명히 있었다. 과연 ‘진정한 민주화’란 무엇이며, 민주화 세력의 본질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반대 세력은 누구였는지를 파헤칠 것이다. 민주주의와 국민주권, 법치주의 원리라는 좁은 의미를 넘어, 당시 운동권 세력의 실체를 다시 짚어볼 계획이다.”

-준비 과정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이미 촬영에 착수했다. 다만, 나는 이 작업을 단순히 영화가 아니라 ‘기록과의 싸움’으로 생각한다. 충분한 자료와 역사적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언젠가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수준에 다다른다면, <건국전쟁3>으로 다시 관객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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