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현정은 20년 만의 만남…“원산·금강산 연계관광 길 열자”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북한

정동영“정주영 회장 통 큰 정신 이어 민간이 물꼬 터야”
현정은“북측도 금강산 관광 재개 간절히 원해…원산 연계 바람”
현대아산“크루즈 선박 확보 완료…남측 참여 없으면 사업성 없어”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22 22:22:43

▲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통일부에서 만나 면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나 남북 교류 협력의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면담은 현 회장이 통일부 장관을 찾은 지 20년 만으로, 정 장관은 “정주영 선대 회장의 소떼 방북이 남북 민간 협력의 출발점이었다”며 “지금이야말로 그 정신을 이어받아 남북관계의 물꼬를 다시 터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장관은 “북한이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가 제대로 가동되려면 금강산 관광과 연계돼야 한다”며 “그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 회장도 “북측도 금강산 관광 중단을 안타까워한다”며 “원산과 금강산을 묶어 관광이 다시 시작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현대 측은 준비 상황도 공개했다. 이백훈 현대아산 사장은 “원산은 크루즈(유람선)로 가야 하는 곳인데 선박을 이미 확보해 언제든 시작할 수 있다”며 “중국·러시아 관광객 유치 얘기가 있지만 남측 관광객이 없으면 사업성이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언급하며 원산을 국제적으로 부각시킨 점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 회장은 내년 8월 금강산에서 고 정몽헌 회장의 추모행사가 다시 열리길 희망했고, 정 장관은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 다음 달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북미 정상 간 회동 가능성을 묻자, 정 장관은 “북한 지도자는 다자보다 양자 무대를 선호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현대가 주관한 금강산 관광은 1998년 시작돼 남북 교류의 상징이었으나, 2008년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 이후 중단됐다. 그럼에도 현대는 방북 행사를 이어왔고, 2018년 금강산 관광 20주년 기념행사가 마지막이었다.

정 장관은 “분단 이후 최초로 소떼 500마리를 몰고 판문점을 넘어 북한에 들어갔던 정주영 선대 회장의 통 큰 결단을 기억해야 한다”며 “민간이 앞장서 남북관계의 새로운 길을 열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