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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가덕신공항 공사 일방 철수로 불신을 자초한 데 이어 부산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사업에서도 발을 뺐다. 부산 지역 여론이 “공공성 외면과 책임 회피”라며 강력 제재를 촉구하는 가운데 현대건설은 불참 이유와 내부 분위기에 대해 “답할 수 없다”는 입장만 내놨다. 이번 사태는 기업 책임 제도화 논의에 불을 붙이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시에 공문을 보내 부산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부산시의회가 가덕도신공항 계약 파기 책임을 물어 현대건설 제재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등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발을 뺀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가덕신공항 사업에서 정부가 제시한 84개월의 공기를 수용하겠다고 했으나 이후 안전 확보를 이유로 108개월로 연장을 요구하며 계약을 파기했다. 이 때문에 사업 일정이 뒤틀리고 국비 5000억 원 이상이 삭감되는 등 중대한 차질이 빚어졌다. 지역사회는 “부산의 숙원 사업을 외면한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강한 반발을 쏟아냈다.
부산시의회는 이미 지난달 ‘가덕도신공항 계약 파기 규탄 및 현대건설 제재 촉구 결의문’을 채택하며 향후 현대건설이 시 발주 공공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강력히 제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지연 시의원은 “떠날 자유는 있지만 공공에 손해를 떠넘기는 퇴장은 결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서 의원은 △사업 철수 시 과징금 부과 △재입찰 제한 △지역 피해 보상 의무 명문화 등 실질적 대책을 제안하며 무책임한 기업이 다시는 공공사업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시민사회에서도 현대건설의 행태에 패널티를 줘야 한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신공항 기본설계 과정에서 활주로 예정 구간 해상 지반 시추조사를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분노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시민은 “책임 있는 기업에 기회를 주고 그렇지 않은 기업에는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것이 부산의 품격”이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현대건설을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사업자’로 지정해 최소 2년간 공공입찰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현대건설에 직접 질의했지만 회사 측은 “내부 검토 후 결정된 사안이어서 말할 수 없다”, “내부 분위기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사업 철수로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공공사업은 수익성만이 아니라 시민의 예산과 신뢰가 걸린 사회적 약속인 만큼 기업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거나 공사를 중단할 경우 그 책임은 반드시 제도적으로 규명돼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부산시와 지역사회가 기업의 공공사업 책임을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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