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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공간을 자유롭게 탐험하며 공연을 관람하는 ‘이머시브 시어터’ 장르가 국내 무대를 찾는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를 히치콕 스타일의 서스펜스로 재구성한 ‘슬립노모어 서울(Sleep No More Seoul)’이 21일 공식 개막을 앞두고 20일 서울 충무로 매키탄호텔(구 대한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슬립노모어’는 이머시브 시어터라는 장르를 탄생시켰다고 평가받는 작품으로 2003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됐다. 건물 전체가 공연장이 돼 관객들이 그 안에서 돌아다니며 직접 이야기를 보고 체험한다.
이머시브 콘텐츠 제작사 ‘미쓰잭슨’이 선보이는 ‘슬립노모어 서울’은 올해 1월 막을 내린 뉴욕 공연의 오리지널리티를 살리면서도 장면과 스케일을 확장시켰다.
아번 공연은 특별히 독창적인 안무와 풍성한 사운드트랙, 1930년대 스코틀랜드를 재현한 수많은 공간이 어우러져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무대로 꾸며진다.
공간도 작품의 일부가 되는 특별한 경험을 위해 공간 설계는 물론 사운드, 조명 디자인까지 슬립노모어 역사상 최고의 스케일과 퀄리티, 디테일로 완성했다.
이머시브 시어터란 관객이 극의 일부가 되어 서사를 완성해 나가는 공연이다. 관객 스스로 어디로 갈지, 무엇을 볼지 직접 결정하며 각자의 여정에 따라 매번 특별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대사 없이 배우들의 몸짓과 동작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논버벌(non-verbal)’ 방식인 점도 특징이다. 관객은 원하는 거리에서 그들의 몸짓을 볼 수 있다.
공연장인 매키탄호텔은 옛 대한극장 건물을 개조한 공간이다. 매키탄호텔(McKithan Hotel)이라는 이름은 히치콕 영화 ‘현기증’에 나온 ‘매키트릭 호텔(McKittrick Hotel)’과 ‘대한극장’의 합성어다.
제작진은 영화관의 높은 층고 등을 활용해 한국 공연만의 차별화를 꾀했다고 강조했다.
‘슬립노모어 서울’의 연출자 펠릭스 바렛 펀치드렁크 창립자는 기자간담회에서 “관객은 맥베스의 캐릭터나 주변 인물들을 따라갈 수 있고 건물 전체를 돌아다닐 수도 있다. 옳고 그른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셰익스피어 작품을 영화관에서 할 수 있는 완벽한 기회다. 살아 숨 쉬는 영화 안에 들어온 것과 같은 느낌을 받으셨으면 한다”고 기대를 표했다.
박주영 매쓰잭슨 대표는 “공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가구와 소품들 모두 연출 의도가 담겨 있는 장치들이다. 디테일을 관찰하면서 공간 전체를 탐색하고 단서를 찾아가면 훨씬 재밌을 것”이라고 감상 포인트를 짚어주었다.
제작사 측은 역대 최대 규모의 ‘슬립노모어’ 공연이라고 밝혔다. 공연에 투입된 제작비는 250억 원이 넘는다.
특히 극 중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는 출발점이자 종착지인 ‘맨덜리 바’에서는 화려한 분위기와 라이브 공연을 즐기며 특별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다만 공간 대비 많은 관객이 관람해 혼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 대표는 “관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인원으로 티켓을 판매했지만 처음에는 주인공 위주의 관객 쏠림 현상이 있었다. 그러나 재관람 비율이 올라가면 관객들이 분산돼 혼잡 현상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 외에도 흥미로운 캐릭터가 많다. 박 대표는 “다른 캐릭터 시점으로 스토리를 보면 좀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고 팁을 전했다.
바렛은 “행운은 대담한 사람 편에 선다는 말이 있다. 한 장면을 보는데 사람이 너무 많다 싶으면 비어 있는 공간으로 갈 기회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비밀은 여러 곳에 숨어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처음 뉴욕에서 ‘슬립노모어’를 봤을 때 느낀 전율을 그대로 한국에 소개하고자 오랜 시간 펀치드렁크와 준비한 끝에 드디어 서울 공연의 막을 올리게 됐다. 충무로 대한극장이 지닌 상징적 가치를 이어가면서도 아티스트와 창작진, 관객들이 새로운 방법으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가장 현대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감동과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슬립노모어 서울’은 7월24일부터 이어진 프리뷰 및 프리 오프닝 공연 모두 단시간 매진을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관람은 19세 이상으로 제한된다.
한편 슬립노모어는 미국의 권위 있는 상인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Drama Desk Award)’에서 독창적인 연극적 경험 부문 △‘오비 어워드(Obie Awards)’에서 디자인 및 안무 부문 특별상을 수상하며 독창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2003년 영국 런던 초연 이후 뉴욕과 상하이에서 10년 이상 장기 흥행을 이어가며 누적 관객 265만 명 이상을 기록, 단순한 공연을 넘어 전 세계 팬덤을 보유한 글로벌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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