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1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비만치료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가 29일 공식 출시를 앞두고 제약업계를 달구고 있다. 하지만 정작 처방권을 쥔 일선 개원가의 반응은 차갑다. 이미 시장을 독점한 해외 약물과 국산 신약 간의 임상적 체중 감량 효과 격차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성남시 한 개원가 원장은 25일 “에페가 수입약에 비해 가격 경쟁력은 확실히 갖추겠지만 체중 감량 효과가 기존 약보다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초기 4주 용량이 2mg 2주와 4mg 2주로 나뉘어 설계된 점은 긍정적이다”면서 “높은 가격 때문에 투약을 망설이던 환자에게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효과는 확실히 있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장기적인 처방 지속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녀는 “후반 유지 용량으로 갈수록 가격 차이가 기존 약과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주사제 치료를 시작할 환자는 대부분 투약을 시작한 상태다”면서 “중단했던 환자가 시도해 볼 수는 있겠으나 결국 확실한 효과를 지닌 위고비나 마운자로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가 독주하고 있다. 글로벌 GLP-1 치료제는 강력한 체중 감량 수치를 앞세워 시장을 선점했다. 임상 3상 데이터에 따르면 위고비는 68주 투여 기준 평균 14.9%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다. 마운자로는 72주 임상에서 최고 용량 투여 시 평균 20.9%의 감량률을 기록했다. 두 약물은 빠르게 처방을 늘리며 상반기에만 매출 1조 원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뒀다.
반면 출격을 앞둔 에페는 한국인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국내 임상 3상에서 40주 투여 기준 평균 8~10% 수준의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 글로벌 제품에 비해 체중 감량 절대 수치에서는 열세를 보이지만 한국인 대상 임상 데이터와 위장관 부작용 감소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한미약품은 에페의 초회 4주분의 용량의 공급가를 13만 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또한 평택 바이오플랜트의 자체 생산 인프라를 앞세워 수입약의 비싼 약가와 공급 불안정을 해소한다는 전략이다.
개원가에서는 경제적인 약가를 앞세운 에페가 초기 호기심과 기대감에 힘입어 판매가 급증하는 ‘허니문 피리어드’ 이후에도 매출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현장 임상에서 해외 의약품과의 효능 격차를 극복하고 처방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시장 안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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