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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는 과불화화합물(PFAS)이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며 강력한 규제를 주문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18일 소비자 안전을 위해 과불화화합물 및 관련 암 유발 화학물질에 대해 전면표기하는 등 소비자에게 고지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전 세계적인 패러다임 변화에 맞게 국내 과불화화합물 규제 기준을 마련하고 배출 및 노출 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결과 공개를 촉구했다.
과불화화합물은 화학적·열적 안정성 및 발수·발유성 등의 기능으로 반도체, 의류, 코팅제, 디스플레이, 식품 포장재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한국은 주요 산업 분야에서 과불화화합물이 많이 활용되고 국내에서 배출되는 과불화화합물의 99.8%가 제조업에서 발생한다.
산업활동이나 생활용품 사용으로 생태계에 배출돼 잔류한 과불화화합물은 공기, 식수 및 식품, 의류 등의 경로를 통해 인체에 흡수된다. 이후 혈액 속의 혈장 단백질과 결합하여 신체의 각 기관을 순환한 뒤 간이나 콩팥에 축적돼 갑상선 호르몬, 지질 및 인슐린 조절, 생식 및 면역 체계, 백신 반응, 뇌, 신장, 태아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체에 축적된 과불화화합물은 암, 갑상선 질환, 당뇨, 고혈압, 생식독성 등을 발생시킬 수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정부가 과불화화합물 규제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과불화화합물 규제 강화는 수출 1위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에서의 반도체 제조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정부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올해 5월에 열린 12차 스톡홀름협약 고위급회담 및 당사국 총회에서 유일하게 과불화화합물 중 PFOA, PFOS 등에 대해 특정 면제 기간 연장을 요청해 승인받은 것도 같은 이유다.
정부는 국내 과불화화합물 농도가 인체노출 수준 기준 이하로 유지되고 있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인체노출안전기준인 주간섭취한계랑은 PFOA가 체중 1kg 당 20나노그램이고 PFOS가 40나노그램이다. 유럽은 주간한계섭취량이 PFOA와 PFOS를 합쳐 체중 1kg당 4.4나노그램이기 때문에 국내 주간섭취한계량이 해외 기준치에 비해 훨씬 높다.
해외는 필수적인 산업 분야를 제외하고 과불화화합물에 대한 전방위적인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화학물질청은 2023년 과불화화합물의 사용 제한 보고서를 통해 과불화화합물이 사용되는 주요 부분 및 제품에 대한 규제 방안을 제시했다. 대체물질 부재를 고려해 18개월의 전환 기간 이후 용도별로 5년 또는 12년 유예 기간 이후 금지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효과적으로 과불화화합물 오염을 방지하고 공중 보건 및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포괄적 전략을 제시했다. 2024년 초 10개 주에서 과불화화합물 관련 법을 제정하고 사용제한을 위한 추가적인 규제를 고려하고 있다.
중국은 2019년 PFOA와 염(산 계열 물질인 PFOA가 다른 물질과 결합한 형태), PFOS의 허용된 용도 외 생산과 유통을 금지했다. 일본은 2020년 PFOA와 PFOS를 더한 값이 리터당 50 나노그램을 초과하면 안된다는 규제를 설정했고 2025년 1월 과불화화합물 138종을 클래스 1 지정화학물질로 분류해 제조, 수입,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기후부가 2021년 1월 제3차 잔류성오염물질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했지만 과불화화합물에 관한 환경기준과 배출허용기준, 설치기준을 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불화화합물 관련 법 및 시행령이 존재해 과불화화합물을 유독물질로 지정했지만 금지하지 않아 취급, 저장, 운반 등에 대한 안전규제가 강화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해당 계획과 법률, 시행안들로는 과불화화합물 사용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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