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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에너지 정책이 전력 중심에 치우쳐 탄소중립과 국제 감축 목표 달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열에너지 분야의 구조적 전환과 ‘재생열의무화제도(RHO)’ 도입 필요성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난방·냉방 부문이 전체 에너지 소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전력 중심의 지원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입법적 보완을 요구했다.
‘탄소중립과 재생열에너지 산업화 도약 핵심, RHO 도입 방향 모색 토론회’는 위성곤·이학영·김정호·김원이·김주영·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해외 벤치마킹 사례와 국내 현실을 비교하며 한국형 RHO 도입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정책 당국과 학계·산업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재생에너지 전환 논의가 전력 위주로만 흘러가고 있다”며 “열에너지 부문을 제도적으로 끌어올릴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발제는 조홍현 한국지열수열에너지학회 회장, 주홍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 조성구 태양열융합협회 발전위원장, 박성구 지열협회 부회장이 맡았다. 이들은 해외 주요국의 제도 운영 방식과 국내 여건을 비교하며 구체적인 제언을 내놓았다.
조홍현 회장은 “열에너지는 최종에너지 사용의 48%를 차지하지만 전력 중심의 RPS 제도만으로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열과 수열은 효율이 높고 도심 설치도 가능하다”며 “분산형 재생에너지 확대와 단계적 의무화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홍진 박사는 유럽연합(EU), 영국, 오스트리아 등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이들 국가는 이미 RHO 제도를 도입해 탄소 감축과 산업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재생열 사용을 법제화해야 한다”며 “인프라 부족과 초기 비용 문제는 보조금·인센티브·세제 지원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조성구 위원장은 현 정책의 한계를 꼬집으며 “정부가 소규모 보급 사업 위주로 정책을 운영해 실효성이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신축건물 재생열 설비 의무화, 지역 기반 공급망 구축, 히트펌프 보급 확대가 핵심 과제”라며 “주민 수용성을 높이려면 인센티브 제공과 정보 공개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구 부회장은 “국내 재생열 보급률은 OECD 최하위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전력 위주의 지원 구조로는 균형을 맞출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지원제도를 확대해 일정 비율 이상을 열에너지에 배분하고 연차별 목표를 명확히 설정해 의무 사용 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론회에서는 해외 제도 운영 방식도 소개됐다. 독일의 건물에너지법(GEG), EU의 REDⅢ, 덴마크의 지역난방 모델, 영국의 인센티브 제도 등이 사례로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해외처럼 시범 사업과 평가 체계 구축, 시민 참여형 협동조합 모델 도입 등을 통해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종합 토론에서는 △열에너지 사용 의무화의 단계적 추진 △재정지원 및 보조금 확대 △국민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교육 강화 △기술 개발과 인프라 확충을 통한 산업 경쟁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RHO 제도가 전력 중심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형 재생열 산업을 도약시키는 전략적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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