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부조화’ vs ‘개성의 표현’ … ‘영 포티’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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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21 13:35:17

▲ ‘영 포티’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에 AI가 그린 이미지. 맹세희 기자 ⓒ스카이데일리

영 포티(young forty)는 젊은 40대라는 뜻이다. 한때 미혼여성 미스 같은 기혼여성을 뜻하는 ‘미시족’이라는 용어가 유행한 후 한참 지나 새로운 트렌드로 나타났는데, 과거엔 선망의 대상이었으나 최근에는 이미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는 1년 동안 ‘영 포티’에 대한 온라인 언급량 10만4160건을 분석한 결과 부정적 키워드와 연관된 비율이 55.9％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긍정적 비율은 37.6％, 중립적 비율은 6.5％였다고 한다.

감성과 연관된 검색 키워드 상위 10개 중 7개가 ‘욕하다’(1039건), ‘늙다’(716건), ‘역겹다’(417건) 등 부정적 키워드였다. 긍정적 키워드는 ‘젊다’(1109건), ‘좋아하다(1007건)’ 등 3개에 불과했다.

‘영 포티’는 매년 트렌드를 분석해 온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이 2015년 ‘X세대’를 대상으로 처음 명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행에 민감하고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중년의 라이프스타일을 뜻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야유 섞인 표현으로 변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요즘 러닝화 주가가 안 되는 건 아저씨들이 일상화로 신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40∼49세 인구는 761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4.9%에 달한다. 막강한 ‘쪽수’ 파워에 소비력까지 갖추며 우리 사회의 중추를 구성하는 연령층이다.

‘영 포티 혐오’의 배경에는 20대 남성의 보수화 현상이 있다는 분석 의견도 있다. 썸트렌드도 ‘민주당’(1314건), ‘좌파’(1067건) 등의 단어가 영 포티와 함께 자주 언급됐다고 분석했다.

젊은 여성에게 추태를 부리는 중년 남성을 가리키는 ‘서윗(sweet) 영 포티’라는 신조어도 반(反)페미니즘 성향의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앞에서는 여성 인권을 부르짖고 뒤에선 치근덕대는 이중적 행태를 보인다는 의미이다. 서윗은 ‘스윗’의 나이 든 연령층 특유의 발음을 비꼬는 표현이다.

MZ 등 젊은 세대에게 젊은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40대 영 포티는 그들의 지향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저 나이 든 중년에 불과하다는 비판적 시각과 현실 자각을 하라는 따끔한 시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맹세희 기자 ms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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