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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전문직 비자’인 H-1B 비자 수수료를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로 올리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것이 신규 신청자에게만 적용될 예정이라고 로이터·AFP 통신 등에서 20일(현지 시간)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신규 비자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며 기존 비자 소지자나 갱신 신청자에겐 상관 없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H-1B 비자 수수료를 현 1000달러(약 140만 원)의 100배인 10만 달러로 올리는 포고문에 서명한 상태다.
포고문 서명식에서 하워드 러트릭 상무장관이 10만 달러를 ‘연간’ 수수료로 언급했다고 전해졌으나 “잘못된 표현”이었다고 AP·AFP·로이터 등이 바로잡은 셈이다. 현지 시간 21일 0시1분 발효인 새 규정이 발표되자 미국의 테크 기업들은 해외 체류 중인 H-1B 비자 소지 직원들에게 그 전에 미국으로 돌아올 것을 강력 권고하며 당분간 미국 내 체류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날 나온 백악관 관계자 설명에 비춰볼 때 기존 H-1B 소지자가 연장 후 재입국할 경우엔 새 수수료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이 백악관 관계자가 “해당 비자를 처음 신청할 때만 부과되는 일회성 수수료”임을 분명히 했다.
H-1B 비자란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의 전문 직종에 적용되는 비자이며 추첨을 통한 연간 발급 건수가 8만5000건으로 제한돼 있다. 기본 3년 체류가 허용되며 연장할 수 있고 영주권 신청도 가능하다. 트럼프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선 미국 기업들이 H-1B 비자를 이용해 더 저렴한 비용으로 외국 인력을 불러들여 미국인들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주장해 왔으나 반론도 있다. H-1B 비자를 미국이 전 세계 최고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본 논리인데 현재로선 미국우선주의 기류가 이를 압도하는 분위기다.
외국인 경력자들을 대거 고용한 미국의 테크기업들에 당장 비상이 걸렸다. 미 이민서비스국(USCIS) 2022 자료상 전체 H-1B 비자 승인 70% 이상이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 분야의 인도 국적자다. 자료에 안 잡힌 지난 3년 인도인들의 미국 진출은 여전히 왕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 10% 전후를 차지한 중국 국적자는 연구직·대학·대기업 연구개발(R&D) 부문 비중이 크고 그외 캐나다·영국·한국·필리핀·멕시코 등이 각각 5% 미만이다. 특히 인도에서 이 문제를 집중 보도 중이다. 인도익스프레스·이코노믹타임스 등은 2025 회계연도 기준으로 H-1B 비자 신청자·소지자가 아마존(약 1만44명)에 가장 많으며 올해 들어 신규 승인은 인도 기업의 미국 법인인 타타컨설팅서비스(TCS)가 최다(5005건)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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