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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가 불법 행위로 부당이득을 취득할 때 적용하는 ‘금융소비자 보호법(금소법)’과 관련한 과징금 제도의 구체적 기준이 마련된다. 위반 행위의 중대성을 고려해 평가점수를 산출하고 1~100%로 과징금 부과 기준율을 결정한다. 경미한 위반은 산정 기준율의 절반 범위에서 조정도 가능해졌다.
금융위원회는 22일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 및 ‘금융소비자보호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과징금이 금융회사의 위반 정도에 따라 합리적으로 부과되도록 체계를 정비하고 그간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온 과징금 산정 기준을 상품 유형별로 세분화한 것이 핵심이다.
금소법은 2021년 3월 시행 당시 과징금 제도를 도입했지만 기준 금액인 ‘수입 등’의 의미가 추상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또 금소법상 과징금 상한이 다른 법률과 달리 설계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검사·제재 규정의 일반적인 과징금 기준을 적용해 법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금융위원회는 법령해석심의위원회와의 논의를 거쳐 금소법에 맞는 별도 세부 기준을 마련했다.
개정안은 우선 상품별 과징금 산정 원칙을 명확히 했다. 예금성 상품은 예금액, 대출성 상품은 대출액, 투자성 상품은 투자액, 보험성 상품은 수입보험료를 각각 과징금 산정 기준으로 규정했다. 위반 행위로 얻은 경제적 이익을 환수하고, 억제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특정 위반 행위의 성격상 거래 금액으로만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별도의 기준을 적용하도록 감독 규정에 반영했다.
아울러 위반 행위의 중대성에 따른 ‘부과 기준율’을 세분화했다. 기존 검사·제재 규정은 50%·75%·100% 3단계로만 규정돼 세밀한 적용이 어려웠으나 이번 개정으로 하한을 1%까지 낮추고 세부 점수에 따라 차등화가 가능해졌다. 절차상 경미한 위반에 대해서는 산정된 기준율의 절반 범위 내에서 조정할 수 있는 근거도 신설됐다.
가중·감경 사유도 구체화됐다. 불법 행위로 취득한 부당이득이 큰 경우 과징금을 추가 가중할 수 있도록 했고, 반대로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한 내부 통제나 사후적 피해보상 노력을 인정해 감경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했다.
다만 과도한 감경을 막기 위해 최대 감경 한도를 기본 과징금의 75%까지로 제한했다. 또 위반 행위자의 납부 능력, 실제 취득한 이익 규모,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 고려해 불가피한 경우 과징금 규모를 추가 조정할 수 있다. 과징금 제도의 형평성과 현실 적용 가능성을 높이려는 조치다.
금융위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위법성 정도에 상응하는 과징금 부과가 가능해지고 법 적용의 예측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비자 중심 금융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이번 과징금 기준 정비뿐 아니라 제도와 관행 개선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법예고 기간은 시행령 개정안의 경우 22일부터 11월3일까지, 감독규정 개정안은 22일부터 10월10일까지다. 이후 금융위 의결,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를 거쳐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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