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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의 발언을 둘러싸고 여야 간 공방이 거세다. 김 원내대표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을 옹호하며 “수억, 수십억 빚을 내 집을 사는 게 맞느냐”고 말하자, 국민의힘은 “본인부터 갭투자한 잠실 재건축 아파트를 팔라”며 ‘내로남불’ 공세를 펼쳤다.
김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일각에서는 아무런 근거 없이 주거 사다리를 걷어찼다고 비난하지만, 투기 수요를 막은 것이지 실수요자에게 문을 닫은 게 아니다”라며 “빚 없이도 집을 살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정부와 함께 불법 투기 행위를 철저히 막고, 무주택자와 청년의 주거 안정을 최우선으로 두겠다”고 강조했다.
‘10·15 부동산 대책은 서울 25개 자치구와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15억 초과 주택 대출을 4억 원, 20억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 원내대표의 ‘무차입 주택구입론’은 정책 취지를 옹호하려는 의도였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청년과 무주택자의 박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회의원이 수십억대 재건축 아파트를 보유한 채 그런 발언을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 원내대표가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 장미아파트’ 45평형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며 역공을 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 원내대표의 발언은 국민에게 ‘우리는 이미 다 샀다, 이제 너희는 못 산다’는 식으로 들린다”며 “그 아파트를 대출 한 푼 없이 현찰로 샀다는 말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억울하면 부자가 되라는 식의 발언으로 들린다. 국민의 좌절감에 기름을 붓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출받아 집 사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냐”며 “그동안 대출로 집 산 민주당 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해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3월 공개된 재산 내역을 보면 김병기 대표는 잠실 장미아파트를 전세입자를 둔 채 보유 중이다. 전형적인 갭투자”라며 “부동산을 논하려면 먼저 장미아파트부터 팔고 오라”고 직격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김 원내대표가 제 지역구인 송파갑에 수십억 원대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며 “재건축만 마무리되면 수십억이 더 오를 송파의 대표 단지다. 공무원만 했던 김 원내대표는 무슨 돈으로 이 아파트를 샀나”라고 했다. 그는 “어제 발표된 대책으로 현금 없는 사람은 수도권에 집을 살 수 없게 됐다”며 “권력자들만 집을 사고 국민은 서울에 접근하지 말라는 거냐”고 비판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집을 사면 실거주고 국민이 사면 투기냐”며 “부동산 대책을 빙자한 내로남불”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 도봉구에서도 하루 만에 월세가 30만 원씩 오른 사례가 속출한다”며 “이게 부동산에 대한 내란 아니냐”고 꼬집었다.
야권의 공세가 이어지자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해명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1998년 장미아파트 11동을 구입해 입주했고, 2003년 같은 단지 8동으로 이사해 13년간 실거주했다”며 “2016년 동작구 e편한세상으로 전세 입주했고, 당시에는 재건축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갭투자와는 거리가 멀다. 당시 집은 11동 판 돈과 아내가 모은 돈으로 샀다”고 해명했다.
이에 김경율 회계사는 김 원내대표의 재산공개 내역을 근거로 페이스북에 “부부 채무 항목에 ‘송파구 장미아파트 임대보증금’ 명목으로 총 8억 원의 채무가 명시돼 있다”며 “실거주가 아니라 전세를 끼고 보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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