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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과 추석 등 명절마다 기차표 예매 경쟁이 치열하지만 실제 운행되는 열차에는 다수의 좌석이 비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약 후 환불이 반복되는 '노쇼' 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국회 차원에서 제도 개선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24일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SR이 제출한 자료에서 올해 설 연휴 기간 팔리지 않은 승차권은 KTX 31만7000매, SRT 2만3000매 등 총 34만 매였다. 명절 예매 시작과 동시에 대부분 좌석이 매진되지만 실제 운행에서는 상당수 좌석이 공석으로 남았다.
최근 5년간 설·추석 연휴 기간 미판매 승차권은 △2020년 22만7000매 △2021년 14만매 △2022년 29만1000매 △2023년 49만 매 △2024년 47만6000매로 집계됐다. 2023년과 2024년에는 50만 매에 가까운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문제가 반복됐다.
코레일 자료에 따르면 A씨는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승차권 3만888매를 구입했으나 3만696매(99.4%)를 환불했다. 환불 금액은 약 16억2700만 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B씨도 7648매를 모두 환불했으며 환불액은 약 5억4200만 원으로 기록됐다. 개인이 대규모 예약과 환불을 반복한 사례가 공식 자료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철도업계는 명절 수요에 대응해 임시 열차를 증편하고 있으나 좌석 배정은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예매 초기에는 좌석이 조기에 매진되지만 출발 직전 대량 환불로 공석이 남는 구조가 반복됐다. 이 때문에 원하는 시간대 좌석을 확보하지 못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으며 실제 열차가 빈 좌석을 안고 운행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코레일과 SR은 현행 환불 수수료 체계를 손질하는 방안과 예매 방식 조정, 명절 기간 한정 예약 규제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현행 제도는 출발 3일 전까지는 400원 수준의 위약금만 부과해 대규모 예약과 반복 환불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위약금 상향이나 예약 제한은 이용자 반발과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해 도입이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위약금 조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수요 예측 시스템 강화, 실시간 좌석 재배분 체계 개선, 예약권 양도·거래 제한 같은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코레일 역시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보완해 공석이 발생할 경우 대기자에게 신속히 좌석을 재배정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노쇼 문제는 철도 운영 재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좌석이 실제로 운행에 투입되지 않으면서 판매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아 수입 감소 요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명절 기간은 평시보다 수송 인력이 집중 투입되는 시기여서 효율성 저하에 따른 손실은 더 크다.
김 의원은 “국민들이 명절마다 예매에 어려움을 겪는데 좌석 공석이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며 “국회 차원에서 제도 개선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국회는 올해 국정감사와 향후 입법 논의에서 이 사안을 점검할 예정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명절 열차표 품귀와 좌석 공석 문제에 대한 개선책이 실제 실행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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