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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 이란인권(IHR)에서 23일(현지 시간) 이란에서 올해 초부터 최소 1000건의 사형이 집행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나온 IHR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평균 9건 이상의 사형을 집행했다는 뜻”이다. 이란에서 사형이란 교수형을 말한다. 이란 내 사형 집행 1000여건은 IHR이 연도별 건수를 집계·공개하기 시작한 2008년 이래 최고치다(작년 975건). 올해 형 집행된 사형수 죄목엔 마약 관련 범죄(50%)가 가장 많았고 나머지는 살인(43%)·안보 관련(3%)·강간(3%)과 이스라엘에 포섭된 간첩 행위(1%)였다.
IHR에선 파악된 1000건 중 공식 발표된 게 11%뿐이며 파악 못한 사례를 감안하면 실제 건수가 더 많을 것으로 본다. 심지어 “이란은 최근 몇달간 교도소에서 대량 살인을 저지르기 시작했으며 국제사회의 진지한 대응이 없는 가운데 그 규모가 날로 확대된다”고 호소했다. “사형이 정치적 탄압의 도구로 악용된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6월 자국 핵시설을 폭격한 이스라엘과 12일간 무력 충돌을 벌인 후 이란은 이스라엘에 협조한 자국 내 스파이들을 색출해 사형에 처했다. 체포에서 형 집행까지의 진행 속도가 빨라진 것도 특징이다.
지난달 12일자 알자지라는 12일 전쟁 도중 내지 직후 ‘약 2만1000명의 용의자들이 체포됐다’는 이란 당국 발표와 현지 매체 보도 내용을 전했다. 7월 이미 로이터가 전쟁 이후 이란 정부의 내부 단속 강화와 우르미예 지역에서 쿠르드인 최소 3명이 스파이 혐의로 처형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달 6일엔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AP 등 주요 외신은 핵과학자 로즈베 바디(40)가 스파이 혐의로 공개 처형됐다는 이란 사법부 산하 ‘미잔 뉴스’ 소식을 전했다.
지난달 “ISIS협력 및 국가반역” 혐의로 처형된 메흐디 아스가르자데흐(35) 역시 핵 과학자 관련 정보 제공 죄목 쪽이 중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IHR 보고서는 그가 2016년부터 시리아에서 활동하다 귀환한 뒤 체포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7월28일 국제엠네스티는 인권 단체 및 외신들이 강제 자백, 신속 재판, 공정성 부족 상태에서 처형을 진행하는 문제를 제기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IHR은 노르웨이 오슬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비정부기구다. 특정 정당·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비당파 조직임을 자처한다. 2005년 마흐무드 아미리-모가담 등이 설립해 이란 내 사형 집행 실태를 감시·보고하며 미공개 처형이나 은폐 사례들도 발굴해 국제사회에 알리는 역할을 해 왔다. 언론 탄압, 표현의 자유 제한, 소수자 및 종교·민족적 소수자, 여성 인권 등 다양한 인권문제 보고서도 발간한다.
한편 1월 IHR 보고서엔 2010~2014년 이란에서 총 241명의 여성이 처형된 것으로 기록됐다. 이 중 114명은 살인 혐의, 107명이 마약 혐의였다. IHR은 살인 혐의 여성 사형수들 70%가 남편이나 연인 살해로 기소됐으며 살인 혐의 여성 상당수는 가정폭력이나 성적 학대의 희생자이지만 이란 사법제도상 형량 감경 요소로 고려되지 못한다는 점을 짚었다. 마약 사건의 경우 대다수 여성이 강요 당했거나 자신의 역할을 모를 때가 많았다고 한다. 또한 IHR은 2022~2023년 히잡 관련 전국적 시위 사태 이후 공포 분위기 조성 차 사형 집행 건수를 늘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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