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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출범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 세운 사건인 삼부토건 재판이 26일 시작된다.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명분으로 투자자를 속여 주가를 조작하고 수백억 원대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재판은 단순한 기업 비리 차원을 넘어 김 여사 연루 가능성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26일 오전 10시 삼부토건 이일준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이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준비기일은 정식 증인신문이나 피고인 심문에 앞서 쟁점과 향후 심리 일정을 정리하는 절차다.
특검에 따르면 이들은 2023년 5월과 6월,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사업에 참여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이고 허위·과장 정보를 흘려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수백억 원대의 부당이득이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약 369억 원의 차익이 확인됐다. 특검은 지난달 18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이달 1일 정식 기소했다. 이는 김 여사 관련 수사 개시 이후 첫 기소 사례다.
특검팀은 지난주에 삼부토건뿐 아니라 관련 계열사인 웰바이오텍과 피의자 주거지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하며 증거 확보에 나섰다. 웰바이오텍 역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참석과 현지 업체와의 업무협약을 내세워 재건 테마주로 포장됐고 단기간에 주가가 세 배 이상 급등했다. 이 과정에서 전환사채(CB) 매각 등을 통해 약 400억 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일부는 김 여사의 측근으로 지목된 인물들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수사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번 재판과 별도로 인사 청탁과 알선수재 의혹을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 측근의 사건도 같은 주에 첫 준비기일을 갖는다. 전씨 측근 이모 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됐으며 기업 청탁과 이권 개입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형사합의21부가 담당해 29일 심리를 시작한다. 또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의 명품과 선물을 전달했다는 의혹 역시 재판 절차에 들어간다.
특검은 이번 일련의 재판을 통해 기업 차원의 주가조작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권력 핵심과 연결된 청탁 및 비선 개입의 실체를 규명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김 여사가 주가조작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삼부토건 사건이 특검 수사의 성패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이 유의미한 증거를 제시하고 법원에서 혐의를 입증한다면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 수사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반대로 증거 부족으로 재판이 지지부진해질 경우 특검 수사의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부토건 재판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라는 대외적 명분 아래 자본시장을 교란하고 투자자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다. 권력 핵심과의 연결 고리가 규명될 경우 정치적 후폭풍 또한 클 전망이다. 이번 첫 재판이 사건의 실체를 드러내는 분수령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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