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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신고 중 터진 황당한 사례를 통해 미술품 상속의 세무 함정을 짚어 본다.
A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고가 도자기를 포함한 미술품과 골동품의 가치를 알아보려고 전문 감정기관을 찾았다. 아버지가 생전에 아끼던 이 도자기는 조선시대의 명품으로 여겨져 가족에게도 의미가 깊었다. 그런데 감정 결과가 충격적이었다.
“이 도자기는 20세기 말~21세기 초에 만든 위작이라 고미술품 가치는 없다.” 아버지가 큰돈 주고 샀던 도자기가 가짜라니, A는 어이 없어 하면서 이 도자기의 가액을 ‘0원’으로 상속재산 신고했다.
국세청의 엉뚱한 세금 청구 문제는 그다음에 터졌다. 국세청이 이 도자기를 취득 당시의 가액으로 상속재산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세금을 더 내라고 통보한 것이다. 도자기 구매 때 작성한 매매계약서의 특약 때문이었다.
계약서에 “위작이면 구매 대금을 돌려주고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다. 국세청은 이 조항 때문에 A가 도자기 대금 반환 청구권, 즉 채권을 상속받았다고 봤다. 그래서 이 채권 가액을 상속재산에 넣어 세금을 매긴 것이다.
A는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다. 도자기 거래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고 계약서의 내용도 잘 몰랐다. 게다가 도자기를 판 사람은 중국인이라 지금 어디 있는지 찾기도 힘들었다. 손해배상 소송을 걸어도 중국과의 법적 공조가 잘 될 리 없으니 사실상 돈을 돌려받기는 불가능했다. 그런데도 국세청은 이 채권을 상속재산으로 보고 세금을 물린 것이다.
조세심판원의 판단
A는 세무 대리인과 상의한 뒤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냈다. 하지만 심판원은 A의 주장을 받아 주지 않았다. “A는 도자기 대금 반환과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를 상속받았고, 이건 상속재산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A가 이 권리를 행사하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채권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술품 상속의 세무 함정
이 사례는 미술품 상속의 복잡한 세무 문제를 보여준다. 서화·골동품은 취득세나 보유세가 없지만 상속이나 증여 때는 상속세나 증여세가 붙는다. 상속이나 증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재산에 대한 평가이다. 서화·골동품 등은 각 전문 분야별로 2인 이상의 전문가가 감정한 가액의 평균액과 국세청장이 위촉한 3인 이상의 전문가로 구성된 감정평가심의회에서 감정한 감정가액 중 큰 금액으로 평가한다.
특히 50억 원 넘는 고가 골동품은 상속세 부과제척기간(보통 5∼7년)이 적용되지 않아 세금 부과 가능성이 계속 남아 있게 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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