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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가안보 의사결정 체계가 단 한 번의 독단적 결정으로 심각한 균열을 드러냈다. 지난달 1일(현지 시각)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백악관과 국가안보회의(NSC)와의 사전 협의 없이,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조차 모르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심 무기 지원을 전격 중단한 것이다.
대상은 패트리어트 방공미사일, 155㎜ 포탄, GMLRS 다연장로켓 등 러시아 공습 방어에 직결되는 전략 자산이었다. 명분은 ‘안보 역량 검토(capability review)’였으나, 합참은 미국의 군사 대비태세에 지장이 없다고 보고한 상태였고, 군 내부와 의회에서는 “대통령의 성향을 추측해 앞서 움직인 위험한 충성 경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결정 직후 러시아는 전면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공중 공격을 감행했다. 단 사흘 만에 539대의 드론과 11발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전역을 강타했고, 방공망이 무너진 도시에서는 민간인 사망자가 급증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전에 어떤 통보도 없었다”며 공개 항의했고, 독일·폴란드 등 나토 핵심국들은 워싱턴에 설명을 요구했다. 동맹국 외교당국은 “미국의 결의가 흔들렸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2기 들어 급격히 약화된 NSC의 위상과, ‘웨스트윙 카르텔’로 불리는 소수 핵심 측근 중심의 폐쇄적 정책 구조가 빚어낸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식 조율 기구가 무력화되면서 국방장관이 대통령 승인 없이 중대한 대외 안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사태는 일주일 만인 같은 달 7일 번복돼 무기 지원이 재개됐지만, 그 사이 드러난 의사결정 공백과 신뢰성 훼손은 쉽게 회복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하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송승종 대전대학교 특임교수·국제분쟁전문가는 이를 “미국 안보정책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난 경고 사건”으로 평가했다. 그는 “피트 헤그세스의 독단, 미국 안보의 구조적 취약성 드러냈다”고 스카이데일리에 단언했다.
Q. 이번 사태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A.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패트리어트 미사일, 155㎜ 포탄, GMLRS 등 핵심 무기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안보 역량 검토’라는 명분으로 전격 중단시킨 사건이다. 백악관·NSC와의 사전 논의는 물론 대통령 보고조차 없었다. 미국 국가안보 의사결정 체계가 얼마나 붕괴됐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Q. 왜 이렇게 독자적인 결정을 내렸는가.
A. 합참은 일부 재고가 낮아도 대비태세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냈다. 그럼에도 헤그세스 장관은 ‘무기 부족’을 강조하며 중단을 밀어붙였다. 이는 단순한 행정 결정이 아니라, 대통령의 성향을 추측해 선제적으로 움직인 위험한 충성 경쟁의 산물이다.
Q. 절차상으로는 어떤 문제가 있었나.
A. 정상적이라면 NSC가 국무부·국방부·정보기관과 함께 조율해야 한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는 NSC를 축소·배제했고, ‘웨스트윙 카르텔’이라는 소수 측근 중심 구조가 정책을 좌우한다. 이 공백을 헤그세스가 파고든 것이다.
Q. 대통령이 몰랐다는 점이 충격적이다.
A. 맞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중에 “나는 모른다. 내가 알았으면 명령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는 곧 자신이 승인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하급자가 독단적으로 움직였다는 건 권력의 위임이 사실상 통제 불능 상태라는 의미다.
Q. 실제 파급효과는 어땠는가.
A. 중단 직후 러시아가 전면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는 방공 무기 부족으로 민간인 피해가 속출했고, 동맹국들은 미국의 결의가 흔들린다고 판단했다. 나토 동맹은 즉시 대책 논의에 들어갔지만 신뢰 회복은 쉽지 않다.
Q. 이후 백악관이 입장을 번복했는가.
A. 그렇다. 7월7일 지원 재개를 발표했지만, 이미 일주일간의 정책 혼선이 국제사회에 그대로 노출됐다. 이는 푸틴에게 미국의 의지 약화를 각인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Q. 이 사건에서 우리가 얻을 교훈은 무엇인가.
A. 강대국의 안보정책도 국내 정치 상황과 인적 변수에 따라 급변할 수 있다. 한·미 동맹은 상대방 체계의 안정성에 생존이 달려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한국은 미국 내부 의사결정 구조를 면밀히 관찰하고, 독자적 대비책을 병행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미국이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가정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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