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윤미향 사면 강행… 법치주의 훼손·여론 역풍 ‘자충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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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3권분립·법치주의 위반…정치적 편향 사면”
대통령 지지율 취임 후 최저…중도층 이탈 가속화
“국민 공감 없는 사면, 정권 수명 단축할 자충수”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11 16:14:28

▲(사진 왼쪽부터)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안을 의결하며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강욱 전 의원 등 주요 정치인을 포함시켰다. 정치권과 학계 전반에서는 “법치주의를 흔드는 무리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사면은 당초 12일 예정이었으나 하루 앞당겨 단행됐다. 사면 대상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범여권의 강한 요청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친문계 윤건영 의원, 백원우 전 청와대 비서관 등도 포함됐으며, 균형을 위해 정찬민·홍문종·심학봉 전 의원 등 야권 인사와 재계 인사들도 사면 명단에 올랐다. 정치권에서는 “취임 첫 사면에서 정치인을 포함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지지율 부터 직격탄을 맞았다.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56.5%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4∼8일 전국 성인 2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잘함’ 응답은 전주 대비 6.8%p 하락했고, ‘잘못함’은 38.2%로 같은 폭 상승했다. 정당 지지도(7∼8일, 1006명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48.4%로 6.1%p 떨어져 7주 만에 50% 아래로 내려갔다. 국민의힘은 30.3%로 3.1%p 올라 6주 만에 30%를 회복했다. 조국혁신당 4.0%, 개혁신당 3.1%, 진보당 1.4%였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각각 ±2.0%p, ±3.1%p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지지율 하락에 학계의 비판은 한층 직설적이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이 반복될 경우, 사법권 독립과 권력분립 이라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사면이 국민 통합이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분열과 불신을 심화시키면 정치적 부담이 장기적으로 정권 운영에 치명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이번 8·15 특사는 법치주의와 3권분립을 위반한 무질서한 판단”이라며 “대통령이 정치적 이해에 따라 범죄자를 편향적으로 사면하는 것은 ‘조국 사태 2’로, 공정과 상식을 깨뜨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미향·최강욱 사면은 8·15 정신에 맞지 않으며, 특권을 강화하고 퇴행을 용인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는 “조국 전 장관은 수감된 지 8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사면에는 잔여 형기 요건 등 일정한 조건이 있다”며 “대통령이 ‘내 권한이니 마음대로 한다’는 식으로 사면권을 행사하면 오만으로 비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사면은 국민이 ‘이제 받아들일 수 있다’고 공감할 때 의미가 있는데, 이번 결정은 여론 수긍을 얻기 어렵고 정권의 수명을 깎아먹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헌법학자 박인환 건국대 전 법대 교수도 “사면과 복권의 남용은 법치주의를 침범하는 행위”라며 “사법부가 1·2·3심을 거쳐 수년간 심리한 결론을 대통령이 단번에 뒤집는 것은 사법권에 대한 직접적 침해”라고 비판했다. 그는 “파렴치범이나 특권층만을 대상으로 한 사면은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 자유민주주의, 국민평등 원리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모두 이번 사면이 국민 공감대와 사회통합을 저해한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조 전 대표와 윤 전 의원의 사면 추진을 강력 비판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비록 사면권은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파렴치한 범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순국선열을 모독하는 행위”라며 “두 사람에 대한 사면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조 전 대표를 ‘입시비리·감찰무마로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준 권력형 범죄자’, 윤 전 의원을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횡령 파렴치범’으로 규정했다.

정의당도 이날 권영국 대표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공개 반대 입장을 냈다. 권 대표는 “입시비리 사안은 공정성과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린 중대 사안이며, 사과나 책임 인정도 없는 상황에서 사면은 국민적 공감대가 낮다”며 “여권 일부 인사들도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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