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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정부청사 일대가 원자력 노동자와 시민사회의 항의 목소리로 14일 들끓었다.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위원장 강창호, 이하 한수원노조)은 이날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국민권익위원회 앞에서 잇따라 집회를 열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즉각 사퇴와 권익위의 ‘해외파견수당 축소 권고’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첫 번째 집회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세종 정부청사 내 기후에너지환경부 청사 앞에서 열렸다. 한수원노조를 비롯해 시민사회단체와 원전 지역 주민 등이 대거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김성환 장관이 과거 환경부 장관 후보자 시절 “탈원전주의자가 아니며, 신규 원전 건설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불가피하다”고 밝힌 발언을 상기시키며, 취임 후 “신규 원전은 공론화를 거쳐 제12차 전기본에 반영해야 한다”고 입장을 바꾼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국민 앞에서 한 약속을 뒤집은 것은 명백한 기만행위이자 반산업적 행보”라며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탈원전 재가동의 전초기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생면주민협의회 신정희 회장은 현장에서 “철저한 기준과 안전관리 아래 추진되는 원자력은 탄소중립과 지속 가능한 발전의 현실적 대안”이라며 “새울 5·6호기의 자율유치는 서생면과 울주군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십 년간 원전과 함께 살아온 지역 주민들에게 또다시 기만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오후 3시30분에는 행진을 이어 국민권익위원회 청사 앞에서 두 번째 집회가 열렸다. 이번에는 권익위가 최근 발표한 ‘해외파견직원수당 축소 권고’가 도마에 올랐다.
한수원노조는 “해외 원전 건설은 공무원이 아닌 고도의 전문기술 인력이 수행하는 일인데, 이를 공무원 수당 수준으로 제한하겠다는 것은 비상식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권익위의 권고는 원자력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해외 현장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또 “원전 수출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기술자들의 보상을 깎는 것은 현장을 모르는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수원노조 강창호 위원장은 “산업부의 탈원전 동조,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정책 왜곡, 권익위의 탁상행정이 맞물리면서 원자력 산업의 경쟁력이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세종 연속 집회를 시작으로 정부 부처의 잘못된 에너지 정책과 행정 결정을 바로잡기 위한 전국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국가 에너지 정책은 이념이 아니라 산업과 국민의 생존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수원노조는 이날 집회를 통해 “정부가 원전 산업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면, 탄소중립 시대의 경쟁력 확보도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이번 세종 연속 집회는 한수원노조가 최근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에 정면으로 반발하며 조직적 행동에 나선 첫 사례다. 현장에서는 “원전은 과거의 산업이 아니라 미래의 전략 자산”이라는 구호가 이어졌다. 한수원노조는 향후 국회와 정부 부처를 상대로 정책 대응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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