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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내 대규모 반(反)이민 집회를 주도해 온 토미 로빈슨(42)이 자신의 소송 비용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혀 주목된다. 영국 BBC방송 등은 13일(현지시간) 로빈슨이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이날 웨스트민스터 치안 법원에 출석하기 전 엑스(X·옛 트위터) 영상에서 “극심한 국가 탄압에 맞설 법적 비용을 머스크가 대신 지불해준다니 고맙게도 오늘은 기부금 부탁을 안 해도 된다”고 말한 내용을 전했다. 사실 여부 확인이 머스크 측에서 나오진 않은 상태다.
로빈슨(본명 스티븐 억슬리-레넌)은 7월 영국 쪽 해저터널을 지나다 경찰 심문 시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공을 거부해 이날 법정에 불려나가게 됐다. 그가 혼자 친구 차를 빌려 타고 터널 내 차량 검문소에 도착했을 당시 가방에 “지지자들의 기부금” 1만3000파운드(약 2470여만 원) 현금을 소지 중이었다. 수상히 여긴 경찰이 휴대전화를 요구했으나, 성 착취 범죄조직 문제 보도를 위해 교신한 소녀들의 정보가 들어 있다며 비밀번호를 끝까지 알려주지 않아 테러방지법에 저촉된 것이다.
로빈슨은 2009년 자국우선주의 단체 영국수호연맹(EDL)을 설립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11만 명이나 몰린 런던 도심 대규모 집회도 그의 기획이었다. 2004년경부터 써 온 활동명 ‘토미 로빈슨’이란 그의 고향 루턴(런던 북부) 지역 유명 훌리건(과격 축구팬) 이름에서 따왔다고 본인이 언급한 바 있다. 1차 세계대전 시절 영국군 별명도 ‘토미 앗킨즈’였다. 구약성경 속 아담의 애칭에서 유래한 패밀리네임 앗킨즈에 가장 흔한 남성명 토미가 더해져 ‘나라를 지키는 평범한 영국남자’ 이미지를 극대화시킨 것이다. 실제 EDL 창립 시 “내 나라 지키려는 평범한 토미 앗킨즈일 뿐” 슬로건이 대중 동원 효과를 발휘한 바 있다.
한편 ‘극우’ 취급 받는 영국개혁당 공개 지지 등 영국 국내 문제에 꾸준히 발언해 온 머스크가 1월 로빈슨의 석방을 촉구하기도 했다. 로빈슨은 ‘법정 모독죄’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었다. 이 사건의 발단은 2018년 10월 (영국 잉글랜드 북부) 허더즈필드의 한 학교에서 일어난 괴롭힘·폭행이었다. 시리아 난민 가정의 자말 히자지가 피해자로 보도된 가운데, 로빈슨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소년이 “여학생들을 공격했다” “평소 폭력적이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것이 ‘허위 사실에 의한 음해’로 고소 당해 로빈슨은 2021년 7월 10만 파운드(약 1억7000만 원)의 손해배상에 처해졌으며, 이후 법원 명령을 지속 위반하면서 법정모독죄까지 더해져 작년 10월에 18개월 징역형이 선고됐다. 기존 입장을 대중 집회 때나 ‘침묵 당하다’(Silenced)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고등법원 항소 등을 거치며 일부 감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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