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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6년도 예산안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유상할당 수입을 7651억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결산 추정액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기업의 탄소비용 부담이 대폭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천하람 의원(개혁신당 원내대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은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2026년도 예산안 사업설명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후대응기금 내 온실가스 배출권 유상할당 수입이 올해 1876억원에서 내년 7651억원으로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교토의정서 기반 제도로, 정부가 국내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유상 또는 무상으로 할당하는 방식이다. 기업은 할당받은 배출권을 자체 사용하거나 잉여분을 거래할 수 있으며, 유상으로 할당받을 경우 정부에 경매 방식으로 구매해야 한다.
기획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권 유상할당에 따른 수입은 2022년 3189억원, 2023년 1028억원, 2024년은 1876억원이다. 올해의 경우 9월까지 약 788억원이 걷혔으며, 예년 실적을 감안할 때 연말까지 259억~1305억원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최종 수입은 약 1000억~2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추세와 비교할 때 2026년 예산안에 반영된 7651억원은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온실가스 배출권 유상할당 수입은 온실가스 배출 총량, 유상할당 대상업체 수, 유상할당 비율 등에 따라 결정되며, 정부는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7월 확정된 「제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2026~2035년)」의 시행을 앞두고 할당 구조의 변화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구체적 수치가 비공개 상태에서 책정된 예산 규모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천하람 의원은 “온실가스 배출권 유상할당 강화는 기업에 사실상 탄소세로 작용한다”며 “법인세 인상과 더불어 추가적인 비용이 부과될 경우, 기업의 경영활동은 심각한 위축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하다는 데 이견은 없지만, 정책 추진 속도와 강도는 산업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며 “무리한 비용 전가는 과거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급등 정책처럼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어 속도 조절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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