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가구당 식품비 지출 ‘역대 최고’… 실질 지출은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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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비 지출 87.9만원… 전년 대비 2.5% 증가
실질 월평균 식품비 70.9만원… 전년比 0.5%↓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24 09:42:05

▲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식품비는 87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2.5% 늘어났다. ⓒ스카이데일리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가구의 식품비 지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 지출은 되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가구의 가공식품 지출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식품비는 87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5% 늘어난 수치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67만7000원)에 비해선 29.8% 급증했다. 지난 1분기 역시 87만7000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2분기에도 다시 정점을 찍은 것이다.

그러나 물가 상승분을 반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실질 월평균 식품비는 70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2022년과 비교해도 1.8~3.5% 감소한 수준이다. 명목 지출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체감 구매력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가구의 명목 식품비 지출은 늘었지만, 실질 지출은 정체 내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신선식품은 18만3000원으로 전년보다 0.7%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가공식품은 25만6000원으로 2.2%, 외식비는 44만 원으로 3.4% 증가했다. 이는 불과 1년 전 신선식품 4.5%, 가공식품 3.5%, 외식비 4.0%씩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결과다. 특히 신선식품은 증가율이 4.5%에서 0.7%로 급격히 꺾였다.

가공식품을 세분하면 빵 및 떡류가 31만7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건강보조식품(29만5000원) △당류 및 과자류(28만8000원) △기타식품(27만5000원) △곡물가공품(21만4000원) 순이었다. 전년과 비교해 순위 변동은 없었지만 항목별 지출 증가세는 한풀 꺾였다.

가구 소득 수준에 따른 격차도 두드러졌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식품비는 45만4000원이었으나, 상위 20%인 5분위 가구는 137만9000원에 달했다. 무려 세 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저소득층에 더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식품 지출액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실제 구매력은 떨어지면서 체감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률이 소득 증가율을 앞지르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식품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질 구매력은 정체돼 있다”며 “향후 물가 안정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가계 부담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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