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커지자 국내 증시가 ‘수혜주’를 재편하는 양상이다. 군사 충돌이 길어질수록 방산 수요가 커질 수 있고, 해협 통항이 흔들리면 보험료와 운임이 즉각 반응한다. 이 흐름 속에서 투자자들은 방산·해운·물류·에너지로 종목을 나눠 단기 테마 장세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iM증권은 3일 ‘통항 리스크의 체감’을 해당 사태가 해운주를 끌어올린 직접 요인으로 진단했다. 이란의 이슬람혁병수비대(IRGC)는 2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모두 불태우겠다”며 긴장을 극대화하고 있다. 사실상 해협이 봉쇄됐다는 의미다.
다만 ‘장기 봉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함께 나왔다. iM증권은 호르무즈 해협이 글로벌 해상 원유 수송량의 38%, 글로벌 공급량의 20%가 지나는 핵심 초크포인트라는 점을 전제하면서도, 이란 원유 수출의 상당 부분이 중국으로 향하고 중국의 해상 원유 수입에서 호르무즈 통과 비중이 30%를 넘는다는 점을 들어 장기간 폐쇄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봤다. 그렇더라도 “현재의 사태만으로도 단기 운임 추가 상승 여지가 남는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탱커’에서 운임이 먼저 뛰었다. iM증권에 따르면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스팟 평균 운임은 지난달 27일 20만4000달러까지 올라 2020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395%, 연초 대비 196% 급등이다. iM증권은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에 더해 제재 대상 ‘그림자 선대’의 수요처가 줄며 일반 선대로 물량이 이동한 점이 운임을 밀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이를 배경으로 HMM·팬오션·흥아해운·대한해운·STX그린로지스·KSS해운 등이 해운주 테마로, 태웅로직스·동방·KCTC 등이 물류주로 동반 상승했다.
iM증권은 구체적으로 팬오션과 HMM을 수혜주로 제시했다. 팬오션은 VLCC 2척을 보유했고, 2월 SK해운으로부터 VLCC 10척(313K DWT)을 9737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4월부터 선박이 순차 인도되면 VLCC 매출 익스포저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HMM은 컨테이너 운임 상승에 따른 수혜를 예상했는데, 2월 중순부터 수에즈를 통과하는 일부 항로를 재개했던 선사들이 이번 사태 이후 복귀 계획을 철회한 흐름을 근거로 들었다. iM증권은 SCFI가 수에즈 통과 재개를 반영해 온 만큼, 단기적으로 운임 반등 여지가 생길 수 있다고 봤다.
방산주는 ‘긴장 고조’ 구간에서 가장 빠르게 프리미엄이 붙는 군으로 이번 사태의 수혜주로 떠올랐다. 대표 종목군으로는 빅텍·퍼스텍·휴니드·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현대로템, 풍산 등이 있다. 방산은 운임처럼 즉각 지표로 환산하기 어렵지만, 긴장이 커질수록 방공·정밀타격·무인체계·통신장비 수요가 늘 수 있다는 기대가 단기 매수 논리를 만들고 있다.
에너지주도 수혜 대상이다. 호르무즈 사태와 같은 지정학적 이슈가 있을 시 유가는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정유·석유 유통·저장 쪽에 자금이 몰리며 흥구석유·한국석유·중앙에너비스· S-Oil·SK이노베이션 등이 동반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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