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장과 공소청장(검찰총장) 등의 국무회의 참석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수청장을 비롯한 수사 기관장의 국무회의 참석 논란에 수사 권한 기관을 특별 취급하는 잘못된 인식과 관행을 바로 잡는 것도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밝혔다. 김지용 중수청장의 국무회 참석을 두고 수사·기소 업무 담당 외청의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 데 대한 반박이다.
물론 이 대통령 주장처럼 정부조직법 제11조 등엔 수사·기소 기구를 대통령의 지휘·감독을 받는 일반 행정부 소속 외청으로 취급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정부 수반으로서 모든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할 수 있다.
또한 국무회의 규정상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엔 중앙행정기관인 청의 장 및 중요 직위에 있는 공무원을 배석하게 할 수 있다. 일반 외청과의 형평성도 틀린 말은 아니다. 산림청장, 소방청장, 해양경찰청장처럼 중수청도 대통령과 장관의 지휘를 받는 정부 조직의 하나일 뿐이다.
사건 개입 우려도 없다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이다. 대통령이 장관들에게 구체적인 인허가 지시를 하지 않는 것처럼 개별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수사 지휘는 하지 않을 것이기에 수사의 독립성 침해는 기우라는 것이다.
하지만 실정법 위반 여부를 떠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 이는 국무위원과 청와대 주요 인사도 잠재적인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개연성이 없지 않다는 전제에서 비롯된다. 본의 아니게 매주 대통령을 대면해 국정 방향을 공유하는 구조 자체가 치우침 없는 공정한 법 집행을 해야 될 수사기관에 유·무형의 압박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법령 위반 여부를 떠나 국민에게 불필요한 오해와 의심을 사지 않는 ‘공정성의 외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유이다. 수사 기관장이 대통령의 발언을 받아 적는 모습 등이 국민에게 수사의 중립성을 의심케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잖은가.
수사·기소 업무를 담당하던 외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은 1월부터 시작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모든 부·처·청이 참석할 것을 주문한 데 따른 결과였다. 이후 검찰총장 및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국무회의에 참석해 왔다.
그러나 과거 정부에선 거의 없던 일이다. 10월 2일 검찰청 폐지에 따라 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한 직후에도 전종민 중수청장 직무대행과 이정현 공소청장(검찰총장) 직무대행,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중수청과 공소청은 각각 공직자 부패 수사와 기소를 담당한다. 국민의힘의 주장처럼 전형적인 수사기관 길들이기라고는 보지 않는다. 하지만 자칫 정국 상황 변화에 따라 정권 수사와 직결된 기관이 정권의 정치적 하수인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기 때문이다.
차관급인 중수청장·공소청장·경찰청장 등은 원칙적으로는 국무회의 배석자가 아니다. 그런데 대통령-행안부장관-중수청장으로 흐르는 엄연한 지시 라인을 무시한 채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 등지에서 직접 중수청장을 대면해 지속해 지시를 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통령실이 수사나 공소 지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만으론 제기되는 우려가 불식될 순 없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는 물론 보수 측 대통령들도 불필요한 논란을 벌이지 않기 위해 국무회의에 유관기관 장을 정례 참석시키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승적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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