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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7일 오후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여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지 하루 만이며, 특검이 수사에 착수한 지 36일 만이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1시 21분쯤 김건희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속영장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뇌물수수) △건진법사 청탁 의혹(알선수재) △나토 순방 당시 고가 목걸이 재산신고 누락 의혹(공직자윤리법 위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는 오전 10시23분부터 오후 5시46분까지 7시간23분간 진행됐고, 이후 8시55분쯤 조서 열람을 마치고 귀가했다. 김 여사는 특검의 질문에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으나 주요 혐의 대부분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김 여사가 모든 혐의를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자 진술과 물증, 녹취록 등으로 범죄 혐의가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김 여사 측이 증거를 사전에 은폐하거나 관련자들과 입을 맞췄을 가능성에 주목하며, 추가 소환조사 없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관계자는 취재진에 “특검법상 수사 대상 16개 항목 중 핵심 사건들에 대해 우선 조사를 진행했으며, 김 여사의 진술이 일관되게 부인으로 일관된 점 등을 고려해 신병 확보가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도이치 “몰랐다”…“손해만 봤다” 반박
공천 개입 의혹 “명씨 연락 많아 끊어”
첫 조사 순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었다. 김 여사는 “주가조작이 이뤄진 시점(2010~2012년)은 서울대 eMBA 과정 중이었고, 주식에 관여할 겨를조차 없었다”며 “권오수 전 회장을 통해 '선수'들을 소개받긴 했지만 손해만 봤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김 여사와 미래에셋증권 직원 간 “수익의 40%를 나누기로 했다”는 녹취와 “그쪽이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는 발언이 담긴 육성파일 등을 바탕으로 주가조작 공모 정황이 짙다고 판단했다. 이는 2023년 서울중앙지검이 내린 무혐의 처분과 배치되는 판단이다.
이어진 조사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받고,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집중됐다. 특검은 “2022년 5월 윤 전 대통령이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었고, 같은 날 김 여사가 명 씨에게 ‘당선인이 김영선을 밀라고 했다’고 말한 녹취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여사는 “명씨가 여론조사를 일방적으로 보냈을 뿐, 대가나 공천 약속은 없었다”며, “오히려 대통령실이 문제의식을 갖고 연락을 끊도록 조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6000만 원대 반클리프 목걸이를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김 여사는 “2010년 모친에게 선물한 200만 원대 모조품으로, 행사 때 빌려 착용했다”고 해명했다. 해당 목걸이는 이후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 장모 집에서 발견됐는데, 특검은 이를 “의도적 은닉” 정황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과 목걸이 등을 전달하려 했다는 진술도 집중 추궁했다. 이에 대해 김 여사는 “선물을 받은 적도, 전씨와 금전적 청탁 관계도 없으며, 사용했다는 ‘건희2’라는 전화번호는 자신이 아닌 대통령실 행정관이 썼다”고 반박했다.
이번 구속영장 청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특검은 이후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IMS모빌리티 관련 ‘집사게이트’ △대통령실 공사 특혜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 등 김 여사를 둘러싼 다른 사건들도 순차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다.
민중기 특검팀은 “대통령 배우자라고 해서 예외 없이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며 “공정한 법 집행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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