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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테크 사업의 위험을 담보하는 보험상품이 나올 수 있을까.
보험연구원(KIRI)의 한진현 연구위원이 4일 발표한 KIRI 리포트 이슈분석(중소기업의 리스크 인식과 보험수요)은 “기후테크 기업의 위험을 담보할 수 있는 보험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기후테크 산업 육성의 위험 관리자로서 우리나라 보험업계의 역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후테크는 기후(Climat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적응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수익을 창출하는 혁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재생에너지, 탄소포집, 대체식품, 기후 데이터 등 다양한 영역을 포함한 이 기술은 환경문제 해결과 수익 창출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추구한다. 하지만 초기 단계의 불확실성과 기술 리스크로 인해 사업화와 투자 유치에 어려움이 크다. 리포트는 보험이 이러한 상황에서 ‘위험 완화자(Risk Mitigator)’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기후테크는 클린·카본·에코·푸드·지오테크의 5개 분야로 나뉘며 국내는 총 564개 기업이 있다. 5개 분야 중 클린테크 기업의 비중이 가장 크다. 하지만 대부분이 Seed나 Pre-A 단계 등 초기 창업 단계에 머물러 있고 민간 투자 역시 해외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위험이다. 수소 에너지 기술은 기존 천연가스와 다른 위험을 수반한다. 예를 들어 수소는 금속에 침투해 철강 등을 약화시키는 취성의 성질을 가져 누출, 폭발의 위험이 있다. 또 그린 수소는 생산 비용이 재생에너지 가격에 크게 의존하므로 재생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들 위험을 보완하고 투자 유인을 제공하는 데 있어 보험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보험사가 기후테크 산업의 ‘리스크 백업’으로 기능하고 있다. 스위스의 취리히 보험그룹은 보험중개업체 Aon과 협력해 자본지출 2조5000억 달러 미만의 초기 수소 프로젝트의 건설·사업지연·운영 리스크를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수소의 취성 등 특수한 리스크를 반영해 설계됐고 수소 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춰 위험 수준을 조정한다.
아울러 Artio는 Lloyd’s 시장에서 보험 인수를 전문으로 하는 인슈어테크 기업으로 초기 탄소 제거 프로젝트 투자금을 부보한다. 약속된 탄소배출권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손실을 보상하는 구조로 탄소가격 변동이나 규제 변화, 기술 성능 미달 등도 포함한 종합적 리스크 평가 모델을 갖추고 있다.
반면 국내 보험업계는 아직 관련 상품이 부재하거나 데이터 부족과 손해율 우려 등으로 공급이 쉽지 않다. 2022년 기준 전 세계 기후테크 민간 투자 규모는 약 590억 달러에 달했으나 같은 해 국내 투자액은 13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2021년 3억 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지만 규모 면에서는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정부는 기후테크 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다각도로 추진 중이다. 2030년까지 145조 원 규모의 지원을 통해 유니콘 기업 10개를 육성하고 수출 100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맞춤형 기술 개발, 창업 생태계 활성화,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제도 정비 등 종합적 지원책도 병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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