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 직업으로 여겨졌던 버스 기사에 도전하는 2030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올해 1월 2030 세대 버스기사가 2022년 7559명에서 2025년 1만389명으로 3년 사이 37% 늘었다고 밝혔다. 공단은 예비 버스 기사들에게 매월 버스 안전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데 올해 1월 수강 정원 30명 중 17명이 2030세대였다.
국내 최대 규모 버스회사인 KD운송그룹에 따르면 현재 판교지사 노선버스 기사 460여 명 중 20대는 11명, 30대는 36명으로 2030 세대가 약 10%를 차지한다. 공단 통계에 따르면 2030 세대의 버스운전 자격 취득은 2023년 6218명에서 지난해 1만931명으로 3년 새 43% 증가했다.
MZ 버스 기사가 늘어난 것은 임금이나 근무 여건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역과 버스 회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초봉은 대체로 5000만 원대이다.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국내 공기업 신입 사원 평균 임금(4180만 원2024년 기준)보다 높은 것이다. 일부 고연차 기사 가운데는 각종 수당을 포함해 연봉이 7000만 원 이상인 경우도 있다.
정년 보장, 정시 퇴근 등 안정적인 근로 여건도 버스기사직에 몰리는 이유다. 버스기사들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 근무하며 하루 9시간 운행한다. 주당 근무 시간은 40~50시간 수준이며 정년도 63세로 일반 기업 등에 비해 긴 편이다. 직장 상사·동료와 부딪히지 않고 혼자 일하는 시간이 많다는 특성도 장점으로 꼽힌다. 노선 안내나 인사 같은 기본적인 응대 외엔 승객과 대화할 일도 많지 않다.
이렇게 처우가 좋아진 것은 버스 준공영제의 영향이 크다. 버스 준공영제는 운행은 민간 버스 회사가 맡지만 조선과 배차·요금 체계 등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고 수입이 운영비에 미치지 못할 경우 부족분을 재정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이로 인해 버스 회사 운영이 안정되면서 임금과 근무 여건 개선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준공영제는 2004년 서울에서 처음 시작된 뒤 국내 버스 노선이 가장 많은 경기도를 비롯해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에 도입된 상태다.
청년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버스 기사 취업 장벽이 낮아진 점도 MZ세대 유입이 늘어난 배경이다. 코로나19 시기 버스 운행이 축소되면서 일부 기사가 배달·택배업 등으로 빠져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가 끝나자 버스 기사 부족 현상이 발생해 수개월 경력만 있어도 시내버스 기사로 채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과거에는 마을버스 등에서 1년 이상 경력을 쌓은 쉬 시내버스로 옮기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물론 단점도 있다.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돌아가는 스케줄 근무 탓에 또래 친구들과는 만나기 쉽지 않다. 첫차나 막차 운행을 맡게 되면 생활 패턴도 완전히 달라지고 운전직이라는 특성상 음주에도 제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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