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장바구니 물가 부담에 직접 나선 가운데 식품업계 제품값 인하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이 B2C(개인 소비자 상대 비즈니스) 밀가루 가격을 낮추면서 식품업계의 제품 가격 인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일 CJ제일제당이 다음달 1일부터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밀가루 제품 가격을 내린다고 밝혔다. 가격을 내리기로 결정한 품목은△ 중력 밀가루 1kg과 2.5kg △부침용 밀가루 3kg 등 3가지다. 대형마트 출고 가격을 기준으로 제품에 따라 3.2~10%, 평균 6.6% 정도 값이 내려간다.
부침용 밀가루와 중력 밀가루는 일반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다. CJ제일제당이 취급하는 개인 소비자 상대 거래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CJ제일제당이 밀가루 가격인하를 결정한 것은 최근 정부와 소비자단체의 물가 안정 요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윤석열 대통령은 민생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며 “국민의 삶에 영향이 큰 생활물가 상승률 3.7%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를 내릴 수 있도록 농산물을 중심으로 조치를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도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밀가루·식용유를 포함한 주요 식품기업들은 짧은 기간 내 유례없이 올린 식품 가격을 반드시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J제일제당이 밀가루 가격인하를 발표하면서 대한제분과 삼양사도 조만간 가격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양사와 대한제분은 이날 “조만간 가격을 내릴 계획이고 내부적으로 인하 폭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밀가루 가격이 낮아지면서 다른 식재료에 대한 단가 인하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식품의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단가 인하 요구가 전 식재료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17.3으로 전달보다 0.7% 떨어졌다. 해당 지수는 지난해 7월 124.6를 기록한 지난달까지 매달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단체들도 이를 근거로 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세계식량가격지수를 구성하는 5대 품목인 유지류 가격도 하락 추세다. 식용유 등 유지류 가격 지수는 최근 1년(23개월) 동안 30%가량 하락했다. 반면 유지류 가격이 떨어졌음에도 국내 식용유 가격은 20%가량 올랐다는 게 정부의 단가 인하 요구의 배경이다.
CJ제일제당이 밀가루 가격을 내리면서 라면과 제과·제빵 등 밀가루를 주 원료로 하는 제품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식품업계는 밀가루 외에도 다른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운송비 등의 비용 부담이 있는 만큼 밀가루 가격이 내렸다고 바로 제품가격을 낮추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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