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회생 여부를 가를 법원 판단이 임박했다. 회생계획안 인가를 통해 절차를 이어갈지,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청산 수순에 들어갈지 이번 주 중 결론이 날 전망이다. 유통업계와 금융권은 물론 협력업체와 임직원들까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3일 투자금융(IB)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이르면 4일 전후로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와 절차 지속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4일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현행법상 회생계획안은 개시일로부터 1년 이내 관계인집회에서 가결돼야 하며, 법원은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최장 6개월까지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다만 연장은 예외적 조치인 만큼, 법원이 실현 가능성을 엄격히 따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판단의 핵심은 3000억 원 규모 긴급운영자금대출(DIP) 확보와 자산 매각 계획의 현실성이다.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사업부문 분할 매각, 41개 부실 점포 정리, 인력 효율화 등을 담은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회생담보권과 상거래채권을 우선 변제하고, 나머지 회생채권은 인수합병(M&A) 완료 시점까지 유예하는 구조다. 회사 측은 해당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될 경우 2028년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자금 조달이 난항을 겪으면서 계획 전제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주요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과 한국산업은행은 DIP 참여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공개적으로 관련 요청을 거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만이 사실상 자금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
MBK는 관리인 교체를 전제로 1000억 원을 우선 집행하고, 회생절차가 연장될 경우 추가로 1000억 원을 대출하겠다는 조건부 방침을 밝혔다. 김병주 MBK 회장은 개인 자산을 담보로 1000억 원의 우선 지원 의사를 내비치며 유동성 위기 차단에 나섰다. 이는 임직원 급여 지급과 협력업체 납품대금 정산 등 단기 현금흐름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정책금융기관과 다른 채권단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마중물’ 성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약 1조2000억 원 높다는 평가를 제시했다. 법원이 즉각 청산 대신 매각 기회를 부여했지만, 11월 진행된 본입찰에서는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통매각 대신 부분 매각과 자금 수혈로 방향을 틀었으나, 인수자 확보와 신규 자금 유입 모두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법원은 회생계획안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할 경우 ‘배제 결정’을 통해 채권자 표결 절차 없이 청산 여부를 직접 판단할 수 있다. 이 경우 홈플러스는 사실상 파산·청산 절차로 전환된다. 반대로 연장이 허용되면 최장 6개월 동안 추가 자금 조달과 구조조정을 시도할 시간을 확보하게 된다.
청산으로 이어질 경우 파장도 상당하다. 전국 점포망 축소와 대규모 고용 충격, 수천 개 협력업체에 대한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형마트 시장 내 경쟁 구도 역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회생 연장이 되더라도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와 신규 투자 유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며 “결국 시간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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