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도 실력이라고 하던가. 테니스 황제 노박 조코비치(4위·세르비아)의 ‘운빨’이 또 한 번 입증됐다.
모든 게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건 아니다.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 단식 8강은 조코비치에게 가장 까다로운 경기 중 하나였다. 명색이 테니스 황제가 세트 점수 0-2로 뒤지며 탈락 위기감에 시달렸다.
여기에 발바닥 물집이 심해져 메디컬 타임아웃을 수차례 불렀고 그만큼 정신력도 약해졌다.
반면 상대인 무세티(5위·이탈리아) 기세는 꺾일 줄 몰랐다. 초반부터 몰아치는 무세티 맹공에 조코비치는 1세트 18개, 2세트에 13개의 언포스드 에러를 쏟아내며 패배를 직감했다.
그때 한 줄기 빛이 비쳤다. 2세트까지 공세를 이어가던 무세티가 갑자기 오른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통증을 견디며 경기를 이어가는 듯했으나 결국 ‘기권’을 외쳤고, 행운의 여신은 조코비치의 손을 들어줬다.
한 세트만 더 따내면 생애 첫 호주오픈 4강 고지에 오를 수 있었던 무세티는 목전에서 경기를 포기한 채 눈물을 훔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행운의 여신이 조코비치 편에 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6강 경기를 앞둔 26일, 상대인 야쿠프 멘시크(17위·체코)가 복근 부상으로 기권 의사를 밝혀왔고, 조코비치는 경기를 치르기도 전에 승리를 거머쥐는 횡재를 맛봤다.
멘시크는 당시 호주오픈 사무국을 통해 “지난 몇 경기를 치르며 왼쪽 복부 통증이 심해졌다. 내일 코트에 서는 건 향후 투어 일정과 건강에 큰 위험이 될 것 같다”며 기권 사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연이은 기권으로 2연승을 내달리게 된 조코비치는 단숨에 총 상금 1100억 원이 걸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준결승으로 직행하게 됐다. 여기서 라이벌인 세계 랭킹 2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와 맞붙게 된다.
운빨 좋은 조코비치. 이로써 ‘남녀 최초 메이저 단식 25번째 우승이라는 도전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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