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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만 구독자를 보유한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28)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국정감사장 증언대에 14일 섰다.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두렵고 막막했다”며 “저와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입을 열었다.
쯔양은 온라인 상에서 ‘사이버 레커(레커=렉카, 온라인에서 남의 사생활이나 논란을 자극적으로 폭로해 수익을 올리는 유튜버)’들에게 협박과 금품 갈취를 당했던 경험을 증언했다.
그는 “영상을 신고해도 삭제까지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아예 지워지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며 “하루 만에 수십만 명이 본 영상을 나중에 삭제해도 이미 퍼진 오해를 바로잡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쯔양은 ‘사이버레커 유튜버’로 알려진 ‘구제역’ 등에게 협박을 당해 수천만 원을 갈취당한 피해자다. 법원은 항소심에서 구제역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한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대표 김세의 씨를 쯔양을 비방하고 협박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유튜브가 신속하게 대응했는가”라고 묻자, 쯔양은 “쉽지 않았다. 플랫폼 신고 절차는 느리고 피해 확산은 너무 빨랐다”고 답했다.
쯔양은 사이버레커들의 위협이 단순한 악성 댓글 수준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보복이 두려워서 아무것도 대응할 수 없었고, 소송조차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일반 시민이나 학생, 직장인은 더 어려울 것이다. 생업을 유지하면서 소송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고,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 치료를 받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그는 2차 가해와 사회적 시선을 꼽았다. 쯔양은 “사건이 알려진 뒤에도 왜곡된 루머와 비난이 이어졌고, 피해 사실보다 여론이 더 무서웠다”고 했다.
쯔양의 법률대리인 김태연 변호사는 “현행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의 법정형은 높지만 실제 실형 선고는 드물고 대부분 벌금형으로 끝난다”며 “광고 수익이 수백만 원 단위인 가해자에게 벌금 500만 원은 사실상 면죄부”라고 지적했다.
쯔양은 “저는 유튜브를 하면서 악플에 어느 정도 익숙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지 않다”며 “인터넷에 글을 남길 때 그 상대도 감정이 있고 슬픔을 느낄 수 있다는 걸 한 번만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자리에 서는 게 무섭고 망설여졌지만,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왔다”며 “국회와 전문가들이 사회에 꼭 필요한 제도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쯔양은 끝으로 “저는 운 좋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왔지만, 그렇지 못한 피해자들이 너무 많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국회 과방위는 쯔양의 증언을 계기로 사이버레커 대응 입법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논의 중인 ‘사이버레커 방지법’은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참고해, 플랫폼 사업자가 악성 콘텐츠 게시자에게 경고 후 개선이 없을 경우 계정 정지·수익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사이버레커가 좌표를 찍고 조리돌림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고,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쯔양의 용기에 감사하며, 이번 정기국회 내에 관련 입법을 반드시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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