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55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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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유럽 비중 높고 만기 분산 구조 안정적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23 12:42:15

▲ 금융권별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25년 3월말 기준). 금융감독원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규모가 2025년 3월 말 기준 55조 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이 2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 증권, 보험, 여신전문금융사, 그리고 상호금융권까지 합산한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55조5천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5천억 원 줄었다. 보험사와 은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증권사와 여신전문회사, 상호금융도 꾸준히 투자 규모를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투자 규모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역별 분산과 만기 구조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역별로는 북미와 유럽이 전체 투자 잔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핵심 투자처로 자리 잡았다. 반면 오세아니아, 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 지역 투자는 소규모에 머물러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보였다. 안정성이 높은 선진국 시장에 자금이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만기 구조를 보면 5년 이하 단기와 10년 이상 장기가 고르게 분포해 분산 효과를 확보했다. 세부적으로는 5년 미만이 5.8조 원(10.4%), 5~10년이 8.3조 원(14.9%), 10~15년이 15.4조 원(27.7%), 15~20년이 7.7조 원(13.8%), 20년 이상 장기투자가 18.4조 원(33.2%)으로 집계됐다. 이는 장기 안정성과 유동성 확보를 동시에 노리려는 금융사들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자산 건전성 지표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특히 기한이익상실(EOD·Event of Default) 발생 규모는 제한적이었다. 기한이익상실이란 차입자가 계약상 의무를 지키지 못해 대출계약에 정한 만기 전에 채무 전액이 즉시 상환 대상으로 전환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하거나 약정을 어기면, 원래 만기까지 시간이 남았더라도 즉시 상환을 요구받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자산의 건전성을 흔드는 중요한 지표로,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도 리스크 관리의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다만 금융당국은 해외 부동산 시장의 특성상 경기 변동, 환율과 금리 환경에 따라 잠재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금리 변동성 확대를 고려할 때 오피스 투자 부문은 공실 증가와 수익성 악화로 손실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투자자산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감독 체계를 한층 정교화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오피스 자산을 중심으로 맞춤형 감독을 실시하는 동시에 금융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위험을 조기에 포착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 모범규준’ 개정도 조속히 완료할 계획이다.

이세희 기자 sa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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