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소상공인은 대한민국 경제를 이루는 근간이다. 이들은 최전선 골목상권을 지키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발자취를 함께해 왔다. 그러나 대기업의 획일화된 박리다매식 사업 진출을 비롯해 상권 탈취·규제·세상의 편견 등 각종 위협으로 쉼 없는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그들의 목소리를 좀 더 가까이에서 경청할 수 있는 특별기획 시리즈 ‘내가 대한민국 소상공인이다’를 마련했다.
최근 패션이나 미용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며 몸에 그림을 새기는 문신(타투)을 하는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 이미 연예인 등 유명인들이 타투 시술을 한 사례가 많고 현재 타투 인구는 300만 명, 반영구 화장까지 포함하면 1300만 명이 경험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신이 대중화된 현재 여전히 의료인이 하지 않는다면 불법이다. 대부분 문신은 문신을 전문적으로 그리는 직업인 ‘문신사’에게 받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현재 이들은 3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문신사들은 떳떳하게 간판을 내걸고 영업을 하지 못하는 상태이며 불법임을 악용해 신고 협박을 당하기도 한다. 문신사들의 고통을 자세히 듣기 위해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30년 넘도록 문신 시술 불법…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대한문신사중앙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문신사라는 직업을 이름으로 내건 법정 단체이며 소상공인연합회 정회원으로도 가입돼 있다. 전국에 지역 지부 90곳이 있으며 회원은 약 1만9000명이다. 임 회장은 단체의 설립 목적이 무엇보다 문신사들이 떳떳하게 영업할 수 있도록 문신 시술을 합법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1992년 대법원 판례 이후 의료인을 제외하고는 문신을 그리는 것이 불법이 됐잖아요. 사실 예전에는 주로 조폭이나 비행 청소년 등이 문신을 하고 다녀 보기에 안 좋고 공포감을 유발시킨다고 해서 국민 정서상 불법으로 판결이 됐을 것이라고 봐요. 하지만 이제 시대가 많이 바뀌었고 문신이라는 것이 하나의 미용술로 자리 잡았잖아요. 게다가 대법원 판결은 30년 전에 나온 거예요. 그럼 시대에 따라 타투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문신사들의 시술 행위를 합법화해야 하지 않나 생각해요.”
“우리 협회의 또 다른 설립 목적은 회원들의 권익 보호예요. 저도 타투샵을 20년 했지만 이게 불법이다 보니 신고를 한다고 협박하는 경우가 가끔씩 있죠. 이런 점을 이용해서 환불을 해 달라는 경우도 있고 특히 여성 문신사분들은 성 관련 범죄에 항상 노출돼 있어요. 저희 협회가 그런 것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신사 시술행위 합법화 위해 노력
대한문신사중앙회와 임 회장은 문신사의 시술 행위를 합법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을까.
“협회에서 사단법인 인가를 받은 후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네 차례 정도 청구했고 대법원과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했어요. 올해 5월에는 대구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중위생법 및 의료법 위반’사건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 대해 무죄를 촉구하는 집회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문신과 관련된 소송에 대처하고 법적 제도가 마련되도록 저희가 이곳저곳에서 힘쓰고 있습니다. 정부나 국회에서도 하루빨리 제도를 마련해 범법자가 양산되지 않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임 회장은 대법원에서 ‘보건과 위생 부분이 취약하다’는 점을 들어 불법 의료 행위라고 판결 내린 것에 대해서도 문신사들이 노력을 전혀 안 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현재 문신사들의 문신 시술행위가 불법이 된 것은 앞서 말한 사회적인 인식 때문인 것도 있지만 공중보건을 저해한다는 이유도 있어요. 저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먼저 보건위생 교육을 받고 있어요. 회원들에게 보건과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하라고 권유하고 있고 협회 차원에서도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회원들에게 허가된 제품을 사용하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습니다. 시술 행위를 할 때 사용하는 바늘은 식약처, 잉크는 환경부에서 허가한 제품을 쓰고 있고 염료 같은 경우 협회에서 협조해 주고 있습니다.”
임 회장은 정부에서 문신사들을 위해 뭔가를 하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올해 3월 ‘문신사 자격시험 및 보수교육 체계 개발과 관리 방안 마련 연구’를 발주했잖아요. 그리고 11월 최종 연구 보고서를 만들어 국가시험이 자리 잡게 되면 문신사들의 시술 행위가 합법이 될 가능성이 높아져요. 또한 한국고용정보원에서도 저희 직종 활성화 방안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시대가 바뀐 만큼 정부 차원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방안을 마련하려는 것은 좋은 현상이죠.”
임 회장은 외국의 사례처럼 국가 차원에서 철저하게 관리를 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유일하게 문신사들의 시술 행위가 불법이에요. 하지만 외국처럼 중앙에서 꼼꼼하게 관리하면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외국은 문신 시술이 자율 업종으로 구분돼 있고 의무교육과 성과 관련 규정을 정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해 놨어요. 그런데 한국의 경우 그냥 방치만 해 놓은 상태라고 봐요. 문신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합법적으로 시술할 수 있는 의료인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문신사들의 시술 행위는 불법으로 간주되고 있죠. 이것도 모순인 것이 문신사는 직업분류 코드가 있어서 세무서에 가서 ‘문신서비스업’으로 등록하고 샵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술행위만 불법이라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다고 보는 것이죠.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합법적으로 문신사 교육할 수 있는 기관 설립
임 회장은 전국의 문신사들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 합법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용학원 등에서 교육하는 것은 불법으로 간주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 협회 차원에서 노력한 끝에 ‘KTF 평생교육원’을 개설해 이곳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어요. 이곳에서 위생교육을 받고 민간자격증 등을 취득할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문신 국가자격증이 나오게 되면 더 체계적인 전문 교육 기관을 세우고 체계적인 교육 커리큘럼도 마련해야겠죠. 교육청에서도 사실상 저희 업계를 인정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바람은…
임 회장의 앞으로의 바람은 무엇일까. 그는 전국 30만 명이 넘는 문신사들이 떳떳하게 내 직업을 말하고 다닐 수 있게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문신사들은 항상 죄인인 것처럼 간판 하나 떳떳하게 걸지 못하고 음지에 숨어서 시술 행위를 하고 지냈습니다. 이를 악용한 사람들이 문신사들에게 갑질을 해도 저희는 그저 제발 신고하지 말아 달라고 애원할 수밖에 없었죠. 협회나 저는 문신사들의 시술 행위가 합법적으로 인정될 때까지 어떻게든 노력할 것이며 정부와 국회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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