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가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추진 움직임을 비판하며 정책 중단을 요구했다. 노조는 정책금융기관과 금융 관련 기관의 지방 이전이 금융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금융노동자들의 삶을 크게 흔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6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실패한 지방이전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금융산업의 공멸을 초래할 2차 지방이전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추진을 위해 공공기관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이전 대상 기관을 선정한 뒤 내년부터 이전을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는 이전 대상 기관의 예외 기준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에 따라 과거 1차 이전 당시 ‘업무 특성’을 이유로 수도권에 남았던 기관들도 다시 이전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농협·수협 중앙회 등 협동조합 중앙회가 이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은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검토되고 있는 정책이다. 앞서 2005년부터 진행된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에서는 153개 기관과 약 5만 명 규모의 인력이 전국 10개 혁신도시로 이전했다.
금융노조는 그러나 1차 이전이 정책 목표를 충분히 달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혁신도시 인구 증가율이 평균 3% 수준에 그쳤고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인구가 감소했다며, 수도권 인구 집중 역시 완화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이 이전하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가정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조는 특히 정책금융기관 이전 문제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금융기관은 산업 정책 지원과 기업 금융, 금융시장 안정 등 국가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며 금융산업은 집적 효과와 네트워크가 중요한 산업이라는 점에서 무리한 이전은 정책 수행 능력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당시에도 이러한 이유로 정책금융기관은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 바 있다.
협동조합 중앙회 이전 추진에 대해서도 분명한 반대 입장을 냈다. 노조는 협동조합이 전국 조합원의 출자금으로 운영되는 민간 자율 조직이라는 점을 들어 중앙회 이전은 정책적 정당성과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협동조합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또 정부가 충분한 정책 평가와 사회적 합의 없이 지방이전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책 논의가 속도를 내는 모습에 대해 지역 표심을 겨냥한 정치적 정책 추진이라는 의심이 제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정부가 정책 추진을 강행할 경우 조직적인 대응에 나설 방침도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금융권 공동 대응을 위한 ‘지방이전 공동대응 TF’를 출범시켰다며 정책이 강행될 경우 금융권 노동자들의 강한 반발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노조는 “국가 금융 경쟁력을 훼손하고 금융노동자의 삶을 파괴할 수 있는 졸속 지방 이전 정책은 중단돼야 한다”며 정부의 정책 재검토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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