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안정 조짐… 재건축·역세권 쏠림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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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 여파로 상승폭 둔화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19 11:39:08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이 안정화 기류를 보이고 있다. 다만 재건축 단지와 역세권 등 인기 지역에는 수요가 몰리며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2025년 7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전달 대비 0.75% 상승하며 전월(0.95%)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아파트 역시 1.09% 올라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했지만 지난달(1.44%)보다는 진정된 흐름을 보였다. 이는 6·27 대출규제 시행 이후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관망세가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수도권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매매가격 상승률이 0.37%에서 0.33%로 축소됐고 전국 주택가격도 0.14%에서 0.12%로 소폭 둔화됐다. 지방 역시 -0.09%에서 -0.08%로 하락세가 완화되는 등 전반적으로 상승·하락폭 모두 줄어드는 안정세가 나타났다.

그러나 세부 지역별로는 여전히 차별화가 관찰된다. 서울 강북권에서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성동구는 2.07%로 서울 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행당·옥수동 역세권 단지가 가격을 이끌었다. 용산구는 1.48% 상승했는데 도원·이촌동 단지가 영향을 미쳤다. 마포구는 1.37%로 대흥·공덕동 중소형 아파트 중심으로 올랐다.

강남3구도 재건축과 대단지 단지를 중심으로 오름세가 이어졌다. 송파구(1.28%)는 잠실·송파동, 강남구(1.24%)는 압구정·개포동, 서초구(1.13%)는 반포·잠원동 위주로 상승했다.

이처럼 서울 집값이 전반적으로 둔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단지·역세권·학군지 등 이른바 ‘핵심 입지’에는 여전히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반면 구축 아파트나 외곽 단지는 매수세가 위축되며 매물이 쌓이고 가격이 정체되는 양상이다.

부동산원은 서울과 수도권 내 재건축·역세권·신축 단지는 꾸준히 수요가 유입되고 있으나 그 외 지역은 거래가 줄며 혼조세가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전세·월세 시장의 변화도 두드러진다. 7월 전국 전세가격은 전달보다 0.04% 상승해 오름폭이 확대됐다. 서울은 0.24% 상승률을 유지했으며 송파·강동·용산·성동·동작구 등 선호지역이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송파구(0.74%)는 잠실·문정동 대단지 위주로 강동구(0.63%)는 암사·명일동, 용산구(0.51%)는 이촌동·한강로3가 단지에서 전셋값이 뛰었다.

월세 가격지수는 전국적으로 0.09% 오르며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은 0.23% 상승으로 소폭 둔화했으나 용산(0.56%), 송파(0.51%), 강동(0.35%) 등 인기 지역의 오름세가 뚜렷했다.

이는 매매 심리 위축으로 전·월세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월세화 현상’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매수 대신 임대차를 선택하는 수요가 늘면서 전세와 월세 모두 역세권·학군지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고 외곽 지역은 오히려 하락하는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결과가 한국 주택시장의 이중 구조를 다시 한 번 드러낸다고 본다. 정책 효과로 전국 평균 상승률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특정 인기 지역은 여전히 수요가 쏠리며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출규제 등 정책은 단기적으로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내고 있지만 재건축·개발 기대감이 높은 지역은 가격 상승 기대가 여전히 강하다”며 “시장 안정과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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