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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정치의 양극화와 상호 불신은 극에 달해 있다. 의회는 초당적 협상 능력을 상실한 지 오래다.
이런 극단적 분열과 갈등, 혐오와 차별에 대해 많은 전문가는 ‘부족주의’를 근본 원인으로 지목한다. 인류는 다른 집단에 대한 원초적 적대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화심리학자 마이클 모리스 교수는 신간 ‘집단본능’에서 진화와 과학에 근거해 결코 그렇지 않음을 입증해 보인다.
네안데르탈인은 호모 사피엔스처럼 척추가 곧았고 뇌 크기도 같았고 신체는 더 강했다. 하지만 호모 사피엔스가 유럽에 퍼지고 몇천 년 뒤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하고 말았다.
네안데르탈인이 인근 씨족들과 싸우고 서로 잡아먹었다면 호모 사피엔스는 그들과 거래하고 짝짓기를 했다. 개인 역량에서는 뒤졌지만 집단 역량에서는 더 뛰어났던 것이다.
신뢰와 협력을 바탕을 둔 ‘부족 본능’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는 경쟁에서 살아남았고 결국 지구를 정복했다는 게 저자의 논리다.
히딩크가 한국 축구 대표팀을 월드컵 4강으로 이끌고, 리콴유가 부정부패에 물든 싱가포르를 선진국으로 만들고, 사티아 나델라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재건한 배경에는 어김없이 이 부족 본능의 힘이 작동했다.
통념과 달리 부족 본능은 우리를 분열과 혐오로 이끄는 버그나 약점이 아니다. 오히려 진화적 상승을 가능하게 만든 우리 종의 특징이며 여러 위대한 업적을 이루게 하는 원동력이고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를 창조하는 막강한 능력이다.
부족 본능은 인류를 증오와 적개심으로 모는 주범이 아니라 인류를 구할 해결책이라는 게 책이 말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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