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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골프 세계 1위인 스코티 셰플러가 7월21일 제153회 디 오픈에서 우승했다. PGA(미국 남자 프로골프협회) 투어 17번째 우승컵과 상금 310만 달러(약 43억2000만 원)로 통산 공식 상금은 9000만 달러(약 1248억 원)를 넘겼다. 지난해부터 셰플러는 타이거 우즈급이다. 우즈처럼 플레이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통계는 비슷하다. US오픈만 더해지면 ‘커리어 그랜드슬래머(grand slammer‧미국 4대 골프대회를 모두 석권한 사람)’가 된다.
이런 셰플러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뜻밖의 말을 했다. “디 오픈 우승이 정말 멋진 일이고 집에 가서 축하하겠지만, 결국 골프든 직장이든 인생에서 성공만으로는 깊은 마음속 욕망을 채울 수 없다.” 앞서 기자회견에서는 “우승의 기쁨은 2분밖에 안 가더라. 내가 골프에서 해낸 것들이 성취감을 주지만 마음 깊은 곳 갈망은 채우지 못한다. 때로는 우승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인생은 골프공보다 크다”고 말했다.
사실 우리는 스타들의 환호를 담은 사진만 보아 왔으며 그들은 오직 승리를 위해서만 달리고, 승리하면 마냥 기뻐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정작 그들의 내밀한 마음속의 ‘공허’를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다. 다른 분야 스타들의 소회도 비슷하다. 테니스 스타 안드레 애거시는 “테니스가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들지 못한다”고 했고, 미국 프로농구(NBA)의 전설 빌 러셀도 “우리가 공 하나를 두고 싸우는 게 무슨 대단한 일인가”고 했다.
이런 소회는 과거부터 있어 왔다. 약 3000년 전 솔로몬 왕은 범상치 않은 지혜로 명성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온갖 종류의 막대한 재물로 안 해 본 것 없고 못다 이룬 것도 없었다. 그런 그가 “지극히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다. 모든 것이 지치게 하는 것이니, 이루 다 표현할 수 없구나. 눈은 보아도 만족하지 못하고, 귀는 들어도 채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 여러 사장들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그토록 목을 매고 있는 매출 100억 원, 1000억 원 또는 1조 원 달성하는 게 무슨 대단한 일인가? 그게 과연 인생 최종 골인 지점일까? 우리는 흔히 큰돈 벌면 그게 곧 성공이고 행복일 거라는 단순 등식의 관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위의 스포츠 스타들이나 솔로몬은 정상 너머에서 ‘뭔가’를 본 것이다. 그게 과연 뭘까?
지금 세상에는 온갖 성공 방법론들이 난무하고 있다. ‘1억 만들기’ ‘내 집 마련하는 법’ 등 세상에 못 할 게 없을 정도로 방법들이 즐비하다. 그만큼 우리 모두는 ‘어떻게 우승하고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라는 방법론에 몰두해 있다. 언젠가는 누군가는 분명 우승하고 정상에 도달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 사람 모두가 손뼉을 쳐 주는 가운데 정작 본인 스스로는 손뼉을 치지 못하는 일도 발생할 것이다. 그런 성공은 공허함으로 마음 깊은 곳 갈망은 채우지 못하는 빈 껍데기 성공이다.
미국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에 의하면, 소득이 증가하면 행복감도 증가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부의 상승이 더는 행복 지수와 비례하지 않는다고 했다. 잘살기 위해 돈을 벌고, 성공하고, 우승하는 것인데 정작 그 성공으로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성공의 역설(Estearlin’s paradox)이다. 잠시 멈추고, 당신이 넘어서고자 하는 저 산 너머를 보라. 거기에 뭐가 있는지. 돈다발인지, 환호인지, 허무인지, 행복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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