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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가격이 올해 들어 약 20% 오른 수준으로 납품받고 있는 것 같어요. 음식 가격은 그대로인데, 원재료 값이 오르다 보니 마진이 줄고 결국 장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죠.”
10일 기자가 경기도 일산에서 만난 냉면집 자영업자 심 씨는 “계란 납품가가 올라 부담이 크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계란값 상승은 외식업주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계란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원)은 ‘농업관측 6월호’ 보고서에서 이달 계란 산지 가격이 특란 10개에 12850원~1950원으로 1년 전보다 12.4%~18.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0년부터 작년까지 가겨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인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9.9%~15.8% 높은 것이다.
7~8월 여름철에는 계란 소비가 줄면서 가격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8.2%~14.4%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초만 해도 계란 산지 가격은 1년 전과 비슷했지만, 4월에는 773원, 5월에는 1838원(특란 10개 기준)으로 각각 10.2%·12.2% 상승했다.
산지 가격 상승은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평균 소비자 계란 가격은 특란 한 판(30개 기준)에 7026원으로, 2021년 7월 이후 처음으로 7000원을 돌파했다. 이는 1년 전보다 6.0%, 평년 대비 4.2% 높은 수치다. 9일 기준 홈플러스 온라인몰에서는 특란 30개입이 7990원에 판매되고 있다.
계란값 상승의 주요 원인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미국 수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강종성 한국계란산업협회 회장은 “작년 10월과 올해 3월에 발생된 고병원성 AI 때문에 농가의 계란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뛰었다”면서 “작년까지만해도 알당 도매가가 150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90원으로 전년 대비 30%가량 올랐다인”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계란 생산량이 고병원성 AI 때문에 줄었는데, 미국 수출까지 겹치면서 국내 계란 가격이 더 상승했을 것”이라고 덧붙혔다.
여기에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축산법 시행령 개정도 변수다. 개정안에 따라 산란계 사육 면적 기준이 기존 0.05㎡에서 0.075㎡로 50% 확대되면서, 한정된 공간에서 사육 가능한 마릿수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계란 생산량 감소와 추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계란값 급등에 대한 불만은 소비자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 기자가 서울시 홈플러스 동대문점에 만난 최정숙(75·가명)씨는 “4년 전만 해도 계란 한 판에 3500원이었는데 가격이 올라서 7000원이다”면서 “정부가 서민물가를 잡는다면서 국내 생산량이 줄어든 와중에 미국에 수출을 하는 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부 관계자는 “정부가 수출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출 여부는 개인이나 농장이 판단할 문제이고, 정부는 검역이나 위생상의 문제가 있을 경우에만 수출을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국내 생산량이 크게 줄고 가격이 급등한다면, 수출 자제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3월 수출된 계란은 국내 생산량의 약 0.06% 수준으로, 상징적인 규모에 불과했다”며 “현재는 미국의 수입 가격과 맞지 않아 추가 수출 계획도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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