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4기’ 손흥민 생애 첫 우승…토트넘, 맨유 꺽고 유로파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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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22 12:09:15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생애 첫 빅리그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의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전반 막판 터진 브레넌 존슨의 최초골이자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1-0으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주장으로 후반 22분 교체 투입돼 경기가 끝날 때까지 20여분간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골을 지켜 승리에 기여했다.

한국 축구의 '캡틴' 손흥민은 유럽 1군 무대에 데뷔하고서 무려 15시즌 만에 처음으로 정상에 올라 승리의 축배를 들게 되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뛰는 기간 동안 2016-2017시즌 프리미어리그(EPL), 2020-2021시즌 리그컵,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준우승만 3차례 기록한 바 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손흥민이다. 연령별 대회로 분류되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축구 금메달을 따냈을 뿐이다.

토트넘도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에 공식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마침내 무관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유럽 클럽대항전에서 토트넘이 우승한 것은 UEL의 전신인 UEFA컵에서 우승한 1983-1984시즌 이후 41년 만의 기록이다.

토트넘은 UEL 우승과 함께 다음 시즌 UCL 본선 직행 티켓을 획득하는데도 성공한 것이다.

현지 언론과 팬으로부터 크게 비판받던 호주 출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임 2시즌 만에 우승을 일궈내며 일약 '대스타'로 떠올랐다.

토트넘과 마찬가지로 EPL에서 16위로 부진한 맨유는 결국 빈손으로 시즌을 마쳤다.

EPL 빅클럽이면서도 나란히 하위권으로 처진 두 구단이 결승에서 맞붙게 된 것 자체로 극적인 맞대결이었던 만큼, 4만9천여 관중석이 꽉 차는 빅게임이자 축구팬들의 관심사였다.

지난 17일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정규리그 경기를 통해 36일 만의 선발 복귀전을 치른 손흥민은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11일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와 UEL 8강 1차전에서 발을 다쳐 한 달 넘게 실전을 제대로 뛰지 못했다.

맨유는 경기 초반 토트넘 진영을 몰아치는 공세를 펼쳤다.

전반 5분 맨유의 브루누 페르난드스가 골 지역 왼쪽에서 양팀 통산 첫 슈팅을 시도했다.

토트넘도 전반 11분 역습 상황에서 파페 사르가 첫 슈팅을 날리는 등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

결승전답게 팽팽하게만 흘러가던 경기의 균형은 결국 전반 42분 존슨의 선제골로 깨졌다.

토트넘 파페 사르가 왼쪽에서 올린 대각선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존슨이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한다는 것이 제대로 맞지 않았고, 공은 뒤따르던 맨유 수비수 루크 쇼의 몸을 맞고 골대 안으로 향했다.

쇼의 자책골로 기록될 뻔했으나 UEFA의 공식 기록은 존슨의 득점으로 남았다.

토트넘은 후반 17분 절호의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스트라이커 도미닉 솔란케가 패스받기 직전 미끄러져 슈팅 타이밍 놓치며 아쉽게 무산됐다.

손흥민은 후반 22분 몸에 이상을 호소하며 교체를 요청한 히샬리송 대신 그라운드에 투입되었다.

패배 위기에 몰린 맨유의 뜨거운 공세를 토트넘은 힘겹게 막아냈다.

손흥민도 공격을 펼치기보다는 수비에 집중했다.

후반 23분 맨유 라스무스 호일룬의 헤더가 골라인을 넘기 직전 미키 판더펜이 가까스로 걷어내는 숨가뿐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후반 27분엔 페르난드스의 다이빙 헤더가 골대 오른쪽으로 빗나갔고, 2분 뒤엔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의 매서운 슈팅이 토트넘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의 선방에 걸리기도 했다.

추가시간은 7분, 그러나 주심이 실제로 경기 종료한 건 8분 23초나 지나서였다.

토트넘은 맨유가 처절하게 펼친 총공세를 막아내고 마침내 챔피언에 등극했다.

손흥민은 어깨에 태극기를 두른 채 스태프, 동료들과 포옹을 나누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주장으로서 우승 세리머니의 주인공으로 나선 손흥민은 트로피를 가장 먼저 들어올렸다.

손흥민은 1980년과 1988년 프랑크푸르트(독일)의 UEFA컵 우승을 이끈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에 이어 이 대회 우승 트로피를 안은 한국인 선수로 기록됐다.

맹세희 기자 ms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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