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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2023년 이래 인구 관련 각종 통계(출생률·사망률 등) 발표를 중단했다. 중국 경제 현황 파악에 공식 성장률보다 주효하다는 ‘전기소비량’ ‘물동량’ 등 수치처럼 인구 추이를 가늠할 만한 화장터 가동률 자료마저 접근 불가능해졌다. 61년 만의 인구 감소라던 2022년 통계(85만 명 감소) 이후 ‘거대 시장’의 매력이 줄어들까 중국 정부가 신경을 곤두세운 모습이다.
최신 통계인 2023년 말 기준 14억828만 명이 전년도보다 139만 명 줄어든 수치였으며 일부 지엽적 통계로 미루어 전체인구는 지난 3년 연속 줄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저출산이 이미 2010년대부터 가시화된 이래 중국의 공식 인구 관련 통계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찍부터 제기됐다. 개혁개방 이듬해인 1979년부터 강력 시행된 ‘한 자녀 정책’이 2016년 공식 폐기됐으나 1% 전후인 저출산 추세에 속수무책이다.
물질적 풍요를 이룬 사회의 인구 감소는 전 세계 보편적 현상이지만 부유해지기도 전에 저출산을 겪는 특이한 케이스가 중국이다. 심각하게 왜곡된 결혼시장이 상황 악화를 부채질한다. 결혼 자체가 어려워지니 저출산 심화의 가속은 피할 수 없다. 도시중산층에게 차와 집이 필수인 것은 모든 나라 공통이지만 중국에선 이것이 여전히 남성 측 의무로 여겨진다는 점이 문제다. 살집과 자동차를 마련하지 못할 남성들은 결혼 엄두를 낼 수 없다. 베이징·상하이의 부동산 가격이 서울을 넘어선 지 오래다.
여기에 그 유명한 ‘차이리’(彩禮) 문화가 있다. 남성이 여성 측에 제공해야 할 이 현금 문제로 인한 진풍경은 드라마틱하고 만화적이기까지 하다. 조금만 찾아봐도 쉽게 검색된다. 차이리를 현대판 매매혼 풍습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매우 개방화·서방화된 대만이나 동일 문화권인 한국·일본과도 대비된다. 신랑·신부가 비용을 나누는 이른바 ‘반반 결혼’이나 여성 쪽이 능력 있으면 더 부담하는 식의 문화가 중국엔 아직 없다.
대도시에서 집과 차 소유의 꿈이 사라지면 남성들은 귀향하거나 결혼을 포기한 채 혼자 먹고살 정도의 벌이에 만족하게 된다. 경제 전망이 암울한 가운데 다른 선택 여지가 없다. 그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 냉소적이거나 자포자기식 불만을 토로하는 남성과 그 부모들 영상이나 댓글이 넘쳐난다.
결혼 못 한 현실을 하소연하는 여성들의 동영상 역시 흔하다. 30~33세 넘으면 ‘따링셩뉘’(大齡剩女) 취급을 당한다. ‘남아도는 노처녀’쯤에 해당할 신조어다. 이들이 원하는 키크고 부유하며 잘 생긴, 이른바 ‘가오푸솨이’(高富帥)들 눈에 그녀들은 애당초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극소수의 성공한 남성들은 미모의 어린 여성들만 찾는다.
현재 중국에 2억 명 정도의 결혼 가능 연령의 남녀가 있다. 결혼정보회사는 2000개 이상인 것으로 검색되며, 고학력·고수입 남성 회원 확보를 자랑하는 회사일수록 여성 쪽이 훨씬 고액의 회비를 지불한다. 신분상승형 결혼을 원하는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일 것이다. 약 40년간의 1자녀 정책 속에서조차 남아선호로 남녀 성비 면에선 오히려 남성이 우위에 있음에도 결혼시장은 이렇게 극단적 반대 현상을 보여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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