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이제 그만”… 폴란드, 대선 앞두고 ‘反우크라 정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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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 전원, ‘인접국 지원·복지 혜택’ 입장 약화 내지 전환
러·우전 이후 100만여 명 등 250만 명 우크라인… 波 인구 7%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15 17:03:35

▲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10일(현지시간) 난민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 중 하나였으나 전쟁 장기화 속에 피로감이 급증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교민 수백만 명이 거주 중인 폴란드에 우크라이나 혐오 정서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18일 대선을 앞둔 폴란드 상황을 14일(현지시간) 영국 BB에선 ‘극우 성향 후보들이 반(反)우크라 정서를 내세우고 있으며 그 배후가 러시아’라는 식으로 보도했다. 그간 전 세계 언론을 지배해 온 우크라전쟁 시각이 19세기 이래 루소포비아(러시아혐오)의 진원지인 영국과 그에 동조한 서유럽 주류 엘리트에 의한 것임을 감안하고 판단해야 할 대목이다.

폴란드엔 전체 인구의 약 7％(250만여 명)가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 사람들이다. 이 중 100만여 명이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폴란드에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난민에 압도적으로 우호적이던 여론이 전쟁 장기화 속에 확연히 달라졌다. 현지 여론조사 기관 CBOS 센터 3월 조사에서 우크라이나 난민 수용에 찬성하는 폴란드 국민이 50％로 나타났다. 2년 전 81％에 비해 대폭 줄어든 수치다.

현재 여론조사상 3위 후보인 스와보미르 멘첸은 노골적인 난민 혐오 및 친(親)러시아적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최근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젊은 층 중심으로 인기를 높이고 있다. 2위인 카롤 나브로츠키 후보 역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난민 지원 등에 반대한다. 선두 주자인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후보는 우크라이나에 우호적이긴 하지만 지원과 교민 복지 축소를 공약하는 등 예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영국·유럽연합(EU) 주류와 미국 민주당 리버럴의 다양성·포용성·평등성 시각에서 ‘자국민 우선’이란 ‘(위험한) 극우’다. 그런데 그런 ‘극우’가 집권하거나 약진한 게 근년 유럽 여러 나라의 공통점이자 도널드 트럼프를 당선시킨 미국의 현실이다. BBC에 따르면 폴란드 내 우크라이나인들이 학교·일터·온라인 등 일상 곳곳에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소리를 접한다며 “여기 사는 게 무섭다”고 호소한다. 폴란드 내 친우크라 ‘스탠드 위드 우크라이나’ 재단 관계자가 특유의 억양 때문에 차별받는 사례를 전하기도 했다.

또한 ‘러시아 개입 내지 연계’ 주장이 빠지지 않는다. 러시아가 반(反)우크라 여론을 부추겨 대선 개입을 시도한다는 의혹이다. 러시아에 적대적이지 않을 경우 미국 대통령조차 여기서 자유롭지 않다. 트럼프 1기 때 첫 탄핵소추 사태가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이었다. 지난 주 폴란드 정부는 러시아 측이 “온라인 상에서 폴란드 시민들 사이에 거짓 정보”를 퍼뜨린다며 대선 개입 시도 가능성을 경고했다. 허위정보 감시 비정부기구(NGO) 활동가 미하우 마레크는 BBC에 요즘 러시아어 텔레그램 채널에서 시작된 우크라 관련 허위 정보가 퍼지는 사례를 발견했다면서 이를 우크라 혐오 정서 심화와 연결지어 설명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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