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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12.3 계엄 선포에 대해 거의 모든 계층이 그가 왜 비상계엄을 선포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곧바로 현직 대통령의 탄핵소추가 국회에서 의결되었고 헌법재판소에서 재판이 빠르게 진행되며 ‘내란몰이’에 의한 살벌한 탄핵정국이 전개되었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가 밝혀진 것이다. 그는 싸우고 있었다. 투쟁 대상은 기득권 질서였다. 탄핵소추를 남발하고 특검법안을 남용하며 징벌적 예산편성권으로 국가 기능을 거의 마비시켰던 기득권 질서 말이다. 책은 이들을 87체제라 부르고 있다.
신간 ‘87체제를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은 대통령 직선제를 골자로 하는 1987년 개정 헌법이 이제 수명이 다했음을 밝히는 책이다.
저자로 신평 변호사를 위시해 김기현·나경원·도태우·백지원·복거일·심규진·윤상현·이인호·전한길·조정훈 국회의원 및 각계 인사가 참여했다. 책 말미에는 2025년 2월26일 헌법재판소에서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후변론을 실었다.
87체제를 넘어선다는 것의 의미
1987년 6월 무슨 일이 있었나. 군사정권에 맞서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자는 외침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국가권력에 빼앗긴 자유를 회복하자는 전국민적 열망은 그해 10월 국민투표를 통한 개헌으로 이어졌다. 이후 38년간 국민은 8명의 대통령을 직접 뽑았다.
‘87체제’의 본질은 국가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데 있다. 대표적으로 대통령의 비상조치권과 국회해산권을 폐지해 대통령의 권한을 약화시킨 것을 들 수 있다. 한편 국회의 연간 회기 일수 제한을 폐지하고 국정감사권을 부활시켜 국회의 권한을 강화했다. 또 대법관제를 부활시키고 헌법재판소를 신설해 사법권의 독립성을 키웠다.
그러나 그때 그들은 87체제가 또 다른 독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조정훈 의원은 “과반 의석을 차지한 거대 야당은 ‘다수가 정의’라는 왜곡된 인식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고 있다”고 토로한다.
나경원 의원은 국회의 가장 중요한 정신인 ‘합의’를 무시한 채 표결이라는 미명 아래 ‘강행 통과’ ‘날치기’를 일삼는 다수 야당의 행태를 꼬집는다,
“국회의 모든 것은 합의에 의해 결정하게 되어 있다. 본회의 의사일정을 정하는 것도 합의, 본회의에 안건을 올리는 것도 합의한다. (…) 그랬는데 지금은 어떻게 되었나. 걸핏하면 표결 절차로 바로 들어간다. 오늘 국회에 자료를 요구해서 받았다. 국회에 16개 상임위가 있고 상임위 밑에는 법안심사소위라는 소위원회가 있다. 7, 8명으로 구성된 소위원회에서 법안을 논의하는데, 과거에는 한 명 반대해도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계속 심사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소위원회에서부터 바로 표결에 들어간다.”
나경원 의원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회 소위원회 기준 18대에는 44개의 법안을 표결했다. 19대 때는 단 10건을 표결했으며 20대에는 단 7건을 표결했다. 21대부터 민주당이 강행하는 일방적 표결이 많아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21대에는 64건을 표결했고 22대에는 8개월밖에 안 됐는데 무려 113건을 표결했다.
신평 변호사는 서문에서 “이들의 오만하고 교활한 행태에 윤석열 대통령이 얼마나 분노했는지 그 정당성에 대해 국민적 이해와 공감의 범위가 점점 넓어졌다. 이에 청년층을 중심으로 잘못된 ‘87체제’ 기득권 질서에 저항하는 광범한 국민운동이 ‘탄핵 반대’의 기치를 걸고 세차게 일어났다. 눈부신 기적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책은 탄핵정국에서 전개된 이 엄청난 반전의 파노라마를 ‘87체제’에 대한 저항으로 묘사한다.
국제적 차원의 선거 부정
복거일 작가는 2024년 12월3일의 비상계엄의 핵심적 요인 중 하나가 선거 부정이라며 윤 대통령의 표현을 빌려 “부정선거의 증거는 너무나 많다”고 표현한다.
자유주의자들은 2020년 총선거, 2022년의 대통령 선거 및 2024년의 총선거에서 대규모 부정이 저질러졌다고 믿고 있으며 그런 선거 부정은 전체주의 제1야당에 의해 장악된 선관위의 주도로 저질러졌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선거 부정이 있었다는 주장이 성립하려면,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하나는 선거 부정이 있었다는 통계적 근거다. 다른 하나는 실제로 선거 부정이 있었다는 물증이다.”
그에 의하면 두 차례 총선과 한 차례 대선에선 이 두 조건이 충족되었다. 선거 결과가 너무 이상해서, 통계학 기법들을 쓸 것도 없이 간단한 산수만으로도 조작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2022년의 대통령 선거에서 나온 선거 부정을 고발한 이들이 올린 영상들에서만 14가지 증거가 나왔다. 압권은 ‘모형’이란 글자가 들어간 모형 투표지였다. 경기도에선 수상한 투표함을 옮기다 들켰고 제1야당 선거책임자인 김민석 선대위 상황실장은 얼떨결에 “우리의 목표는 사전투표울 31.3%다”라는 말을 뱉었다. 사전투표율을 소수점 아래까지 잡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복거일 작가는 말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목표치를 달성했을까. 책에 그 결과가 있다.
2023년 가을 국정원은 선관위에 대한 보안점검에서 선거 부정의 증거들을 찾아내 대통령을 대리한 도태우 변호사가 깔끔하게 정리해서 제시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 판사들은 그런 명백한 증거들조차 채택하지 않았다.
복거일 작가는 스카이데일리(Skydaily)의 기사를 인용해 선거 부정에 국제적 차원이 관여돼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 수원의 선관위 연수원의 미공개 건물에 문재인 정권 시절부터 중국인들이 거주했는데 이들은 중국 통신기업인 화웨이(Huawei)의 기술로 선관위의 전산 체계를 장악하고 조종하면서, 한국의 선거에 개입해서 좌파에 유리하도록 자료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국의 주도로 2013년에 설립된 세계선거기관협의회(Association of World Election Bodies: A-WEB)를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선거에 개입해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종사했다는 내용을 제시했다.
부정선거를 인정하지 않는 이들은 선거 부정이 있었다면 어떻게 윤석열 대선에서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느냐고 묻는다. 이에 대해서는 대선 기간 10%나 앞섰던 지지율이 대선에서 0.73%의 초박빙 승리로 결정 난 것을 들고 있다.
책은 윤석열 대통령이 12.3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던 두 가지 핵심 이유를 살피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87체제의 종식’과 ‘사전투표제의 폐기’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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