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모델’ 재연 노린다…이준석, 김문수와 단일화 연일 선 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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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상승 곡선…유권자에 도리 다할 것”
김문수 “우리 둘 다르지 않아” 연일 러브콜
국힘, 지지율 변수·중도 확장 ‘단일화 총력전’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21 12:04:48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전날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 참석해 내빈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강하게 일축했다. 단일화 과정 자체가 구태정치로 비춰질 수 있는데다 정치적 미래와 가치 측면에서도, 단일화에 응할 경우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이 희석된다는 판단이다.

이 후보는 21일 “지지율이 우상향 곡선을 가고 있기 때문에 단일화 논의보다는 꾸준히 우리를 지지해주는 젊은 세대와 개혁을 바라는 진취적인 유권자에게 도리를 다하겠다”며 단일화에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에서 열린 '2025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이 정체된 가운데 보수 안팎의 단일화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TV) 토론이 18일 있었고 19∼20일 양일간 이뤄진 조사에서는 (지지율) 상승세가 완연하게 드러난다"며 "21일, 22일께 진행된 조사에서는 완연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절차나 과정 자체가 굉장히 구태처럼 보일 것이기 때문에 전혀 할 생각이 없다”며 “지금 상황에서 단일화 같은 것으로 시간을 허비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밝혔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40%대로 내려오고, 김 후보와 본인의 지지율을 합해도 이재명 후보를 능가하는 상황에서도 단일화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핵관(윤석열 전 대통령 핵심 관계자) 사과’ 등 단일화의 전제조건을 요구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전제조건을 삼은 적이 한 번도 없다. 기대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준석 후보는 자신이 지난 총선에서 삼자 구도 속 극적으로 당선됐던 ‘동탄 모델’만이 승리의 방정식이라고 강조하며, 단일화 없는 독자 노선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정치공학적 단일화에 기대지 않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보수 진영이 분열된 상태로는 이재명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범보수 표의 결집을 위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범보수 단일화의 문을 열어둔 채로 '반명(반이재명) 표심' 결집을 통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대선이 2주일 남은 가운데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성사 여부에 당 안팎의 이목이 쏠리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5∼8%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복수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35%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도 점차 좁혀지고 있다. 특히, 보수층 내 부동층이 빠르게 줄고 ‘샤이 보수’의 결집이 나타나면서 김 후보의 지지율이 의미 있게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 후보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해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단번에 뛰어넘기는 어렵지만, 아직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중도·무당층의 지지를 끌어내는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당에서는 거두지 않고 있다.

현재와 같이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뚜렷하게 오를 경우, 단일화 요구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고, 이준석 후보 역시 현실적인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 후보는 전날 기자들을 만나 “이준석 후보와 토론하는 걸 보면 우리 둘이 전혀 다른 게 없다. 우리 당의 여러 문제점 때문에 밖에 나가계시는데, (선거는) 같이 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 하는 점에서 계속 노력을 (할 것)”며 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정현 공동선대위원장은 20일 BBS 라디오에서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가 꼭 됐으면 좋겠다”며 “우리 당에서 잘못해서 당을 나가게 했다”고 했다.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에게 단일화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대선 승리를 위해 반명 세력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지도부 차원에서 이 후보의 결단을 촉구하는 일관된 메시지를 발신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단일화 가능성은) 아직도 크게 열려 있다”며 “(이 후보 입장에서도) 앞으로 보수 진영의 단일화 압박이 시작되면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 생각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보수 진영을 넘어서는 ‘반명(반이재명) 빅텐트’ 구상에도 불씨를 남기고 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겸 상임선대위원장은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와 회동하며,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옛 민주당 출신 인사들과의 추가 만남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단순히 보수층 결집에 그치지 않고, 중도와 범야권까지 아우르는 대연합의 가능성을 열어둔 행보로 풀이된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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