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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한 대표에게도 성과급 준 롯데카드… 노조 “직원 기만”
경영 리스크 책임으로 “안 준다”더니 조좌진 전 대표 등 40여 명에 20억
노조 “경영진의 무책임한 결정 번복과 비정상적 경영 행태에 투쟁 돌입”
사측 “성과급 지급은 주주사 결정… 당시 사고 수습 노력에 대한 격려금”
박지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02-23 16:24:59
 
▲ 조좌진(왼쪽) 롯데카드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에 대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카드가 최근 임원진에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한 것과 관련, 롯데카드 노동조합이 경영 정상화 투쟁에 나섰다. 성과급에는 지난해 8월 297만 명의 고객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조좌진 전 대표도 포함돼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설 연휴 직전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조 전 대표 등 임원진 40여 명에게 20억 원 규모의 성과급을 책정, 지급했다.
당초 임원을 제외한 직원에게만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했던 것과 달리 롯데카드는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59.83%)와 우리은행(20%), 롯데카드(20%) 등 주주사가 임원 성과급을 먼저 제안하면서 지급 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 지급에는 정보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해 12월 사임을 표명한 조 대표와 주요 경영진 6명 등이 포함됐다. 후임 선임이 늦어지면서 조 전 대표는 현재까지 대표이사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롯데카드 노동조합 집행부는 ‘임원 성과급 미지급 번복’과 ‘노조 협의 없는 조직 개편’ 등을 문제 삼으며 13일 성명서를 내고 쟁의 중이다.
 
현재 진전된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23일 노조 측에 몇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어렵게 닿은 전화 통화에서도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이에 대해 롯데카드지부가 소속된 사무금융노조 측은 “성명서 이후 입장 정리에 진전이 없는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해당 지부가 아닌 이상 의견을 내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성과급 반납 약속을 어기고 임원들이 (성과급을) 받아간 건 전례 없는 사실”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임원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노조는 “회사는 2025년 발생한 홈플러스 관련 사태 및 사이버침해 사고 등 중대한 경영 리스크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임원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이 방침이 아무런 설명 없이 번복됐으며 스스로 천명한 책임경영 원칙을 부정하는 행위이자 조합원과 직원들을 기만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또 “조합원과 직원들에게 약속을 저버리며 내부 신뢰를 훼손했을 뿐 아니라 책임을 지겠다고 한 국민과의 약속도 어기며 대국민 신뢰도 잃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롯데카드 측은 “성과급 지급은 주주사의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롯데카드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주요 경영진 6명이 자진 사임했다. 해킹 사고에 대해 경영진이 책임지는 모습으로, 전례 없는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또 “당시 임원진들이 자진해서 승진하지 않기로 했고, 기본급도 3년째 동결하기로 했다. 성과급 반납 결의 의사도 주주사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올해 2월 정기 이사회에서 2차 피해 없이 사고 수습을 한 노력과 경영 회복을 위한 격려의 의미로 임원들에게도 지난해보다 규모는 줄었지만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주사의 의지로 성과급을 지급하게 됐다”고 임원진 성과급 지급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또 직원들의 성과급은 작년보다 상향됐다는 게 롯데카드 측 입장이다. 롯데카드는 “직원들에게는 지난해보다 이익 대비 성과급 지급률을 상향해 지급했고, 직원들의 승진율도 상향했다”며 “직원 평가도 하위 평가 등급을 없애기로 결정하는 등 직원들의 노고에 대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노조는 ‘노조 협의 없이 이뤄지는 조직 개편 검토·계획’에도 반발 중이다. 노조는“사임 의사를 밝힌 대표이사가 3개월 넘도록 경영 전반에 관여하며 노동조합과의 협의나 동의 없이 조직 개편을 검토, 계획하고 있는 현 상황은 정상적 경영 체계라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롯데카드는 “신임 대표이사 검증 및 검토 절차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조좌진 대표이사는 중도 사임 후 신임 대표이사 선임이 지연되고 있어 관련 법에 따라 기존 대표이사의 의무와 권리를 유지할 뿐”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노조는 “모든 사안이 단순한 임원 성과급 문제가 아니라 책임경영의 붕괴이자 회사의 경영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경영 정상화 투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또 △성과급 미지급 번복 경위 공개 △사임 대표이사 경영 관여 중단 △책임 경영체계 재정립 및 경영 정상화 등도 촉구 중이다.
현재 롯데카드는 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 금융당국 제재를 앞두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롯데카드에 최고 수준의 제재를 해야 한다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어 중징계 가능성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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